기회의 땅 '익스트랙션' 시장이 열린다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는 글로벌 게임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전 세계 많은 게임사들이 해당 장르에 발을 들이고 있다. 향후 게임 업계를 주도할 장르로 평가받는다.
배틀로얄에서 파생됐다. 전리품 획득이나 퀘스트 진행 등을 위한 PvE와 유저 간 전리품을 쟁탈하기 위한 PvP를 합친 PvPvE 게임이다. 배틀스테이트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가 원조로 소위 '타르코프라이크(Tarkov-Like)'라고도 부른다.
배틀로얄 게임과 비슷하지만 궁극적 방향은 다르다. 익스트랙션 장르는 RPG 성향이 짙다. 하나의 세션에서 얻은 아이템 중 일부를 창고에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영속성을 갖는다.
세션을 거듭할수록 플레이어의 레벨과 각종 능력치가 상승하고, 무장 역시 강해진다. 모두가 평등하게 맨몸으로 시작하는 배틀로얄과 달리 RPG 게임처럼 '힘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총을 쏘는 등 슈팅 요소가 없어도 파밍과 탈출, PvPvE 요소가 들어갈 경우 넓게 익스트랙션 장르로 간주한다. 얼마전 스팀 얼리액세스를 시작한 '다크 앤 다커'도 총이 없을 뿐 익스트랙션 장르 범주 게임이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가 대성공을 거둔 뒤로 배틀로얄 장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익스트랙션 장르도 비슷한 양상인데, 타르코프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 다양한 익스트랙션 게임들이 쏟아지는 추세다. 택틱컬 슈터에서 배틀로얄, 그리고 익스트랙션으로 또 다시 패러다임 시프트가 진행되는 중이다.
익스트랙션은 극한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재미 요소로 작용하는 특이한 장르다.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 가며 아이템을 파밍하고 상대방과 교전을 벌인다. 크게 한탕 했을 때 뿜어져 나오는 도파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추구하는 방향이 꽤 하드한 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반대로 유입시킬 수 있는 유저가 아직 많이 남은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전 세계 많은 게임사들이 해당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 뛰어든 이유다.
장르 자체의 유연성도 한몫한다. 어떤 방향성을 갖고 게임을 만드냐에 따라 개발사마다의 뚜렷한 개성을 보인다. 탸장르에 비해 차별성을 부여하기 용이하다는 의미다. 큰 틀은 타르코프의 문법을 따르지만, 각 게임마다의 콘셉트는 명확히 갈린다.
우수한 슈터 IP를 갖고 있는 게임사에게는 접근성도 좋다. 일례로 '콜 오브 듀티: 워존 2.0'에 추가된 DMZ 모드가 대표적이다. 신규 모드로 시장 가능성을 타진한 뒤 개별 게임으로 내는 전략이다.
아직 배틀로얄 장르처럼 큰 유저풀을 확보하진 못했다. 대중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짝 유행에 그칠 수도 있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포트나이트와 에이펙스 레전드 등이 명맥을 이은 것처럼 향후 출시될 익스트랙션 게임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고요한 근접전 지향하는 한국형 익스트랙션"
넥슨 산하 스튜디오 민트로켓에서 개발한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이하 낙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개발사의 개성을 강하게 부여한 익스트랙션 장르 신작이다. 총기가 불법인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했다.
낙원은 여타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와 다르게 총기 반입이 어려운 한국 사정을 반영해 총과 총알의 가격이 매우 비싸다. 또한, 소리에 반응하는 좀비를 배치함으로서 소리가 큰 총싸움 위주의 교전보단 근접전 위주로 게임을 풀어냈다.
밤에는 행동이 둔해지는 좀비의 특성을 활용해 밤 시간대에 세션에 입장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시간대가 밤인 만큼 매우 어두워 가시거리가 짧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색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고요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느리지만 우직한 근접 익스트랙션을 지향한다.
■ 그레이 존 워페어 "대규모 택틱컬 교전 지향하는 현실지향 익스트랙션"
매드핑거 게임즈가 개발한 '그레이 존 워페어'는 탄도학 등 현실지향 슈터 기반의 익스트랙션 신작이다. 타르코프와 거의 유사한 인터페이스와 모션 애니메이션을 사용했다. 라오스의 정글을 배경으로 굉장히 넓은 맵 크기가 특징이다.
그레이 존 워페어는 대규모 교전을 지향한다. 총 3개 세력이 등장하고, 각 세력끼리만 베이스를 공유한다. 거대한 맵에는 세력마다 베이스가 존재하고, 한 세력 당 16명의 플레이어가 배치돼 최대 48명의 유저가 거대한 맵 안에서 교전을 벌인다.
타르코프와 달리 택틱컬한 요소가 상당히 강조됐다. 다인큐 외에는 이렇다 할 팀 합이 필요없는 타르코프지만, 그레이 존 워페어는 다른 유저와 협동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같은 세력의 힘을 이용하는 요령이 중요하다.
■ 던전 스토커즈 "캐주얼 지향하는 중세 판타지 익스트랙션"
국내 개발사 액션 스퀘어가 개발 중인 '던전 스토커즈'는 다크 앤 다커와 유사점이 많다. 최대 3명이 파티를 구성해 다른 경쟁자들과 몬스터들을 물리치고, 던전 보물을 찾아 탈출하는 것이 목적인 중세 판타지풍 던전 크롤러 기반 익스트랙션 장르다.
다크 앤 다커와의 차이점은 명확하다. 다양한 미형의 캐릭터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기존 익스트랙션 장르와 달리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하고, 각 캐릭터가 가진 스킬과 능력을 바탕으로 전투를 펼친다. 대중적인 설정으로 타 게임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게 설정됐다.
던전 밖에서도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세계 변화'를 강조했다. 날씨, 시간, 기후부터 상인들의 각자 사정까지 다양한 변화들은 게임 플레이에까지 영향을 준다. 또한, '마녀의 저주'라는 맵 이벤트가 존재해 각 세션마다 플레이 양상을 다르게 조성한다.
■ 인커전 레드리버 "협력 플레이 위주의 PvE 익스트랙션"
게임 오브 투모로우에서 개발한 '인커전 레드리버'는 타르코프와 굉장히 유사한 형태를 띄지만, PvP는 지원하지 않는다.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해 AI와 전투를 진행하는 PvE 전투를 메인 콘텐츠로 내세운 익스트랙션 신작이다.
베트남 정글을 배경으로 설정했다. 사방이 풀과 나무로 뒤덮혀 있기 때문에 방향감각을 상실할 우려가 크다. GPS를 활용해 이를 극복하는 플레이가 주를 이룬다. 그 외 많은 요소들은 타르코프를 베이스로 한다.
오프라인 싱글플레이도 지원해 다른 유저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템포를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장르에 관심이 있지만, 타 유저와의 교전이 무서운 유저들이 입문용으로 즐기기 적당하다.
■ 로드 투 보스토크 "싱글 플레이 PvE 익스트랙션"
핀란드 출신 전직 육군 장교가 개발 중인 인디 익스트랙션 '로드 투 보스토크'는 멀티플레이를 지향하는 타 게임과 달리 싱글플레이만을 지원한다. 1940년에 발발한 소련과 핀란드와의 전투 '겨울전쟁' 당시가 게임 시점이다.
핀란드와 러시아 사이의 국경 지역에 있는 벙커 라인인 '수오멘 살파'를 배경으로 한다. 맵은 05구역 및 보스토크 두 구역으로 나뉘어 AI 적과 교전하고, 물건을 약탈해 탈출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 트레일러에서 공개된 모습을 봤을 때 타르코프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더해 크래프팅과 생존 관련된 서바이버 콘텐츠가 추가된다고 한다. 1인 개발임에도 수준 높은 총기와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 아크 레이더스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익스트랙션"
'더 파이널스'의 개발사로 잘 알려진 넥슨 엠바크 스튜디오의 차기작 '아크 레이더스'는 협동 TPS에서 익스트랙션으로 장르가 바뀌었다. 장르가 변경된 만큼 알려진 정보가 적고, 출시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모든 익스트랙션 장르가 1인칭을 사용한 반면, 아크 레이더스는 3인칭 시점이다. 3인칭 슈터 특유의 시야 유불리를 어떤 식으로 극복해낼지가 중요할 전망이다. 트레일러 속 게임 스타일로 보아 스피디한 액션으로 유불리를 커버할 것으로 보인다.
■ 프로젝트 블랙버짓 "펍지 개발팀이 선보이는 익스트랙션 슈터"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크래프톤의 익스트랙션 슈터 신작이다. 지난 2월 컨퍼런스 콜에서 배틀그라운드의 핵심 개발진이 개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펍지 개발사의 슈터 장르 후속작인 만큼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된 바 없다. 컨퍼런스 콜에서는 반복적이지 않은 새로운 경험으로 익스트랙션 슈터를 대중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타이틀명대로 검은 돈을 갖고 탈출하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anews9413@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