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러북 밀착에 '美 항공모함' 올랐다 "위대한 동맹"
尹, 푸틴·김정은 보란듯 '美 항공모함' 승선 "어떤 적도 승리"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 정박 중인 미국 항공모함을 전격 방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유사시 상호 군사적 지원 등을 포함한 조약을 맺으면서 한반도 안보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강력한 한미동맹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25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시어도어 루즈벨트 항공모함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이 미국 항공모함에 승선한 것은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루즈벨트함에 승선하자 대통령의 승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임무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영송병의 구령과 함께 300여 명의 한미 장병들이 큰 환호성으로 맞았다.
윤 대통령은 군 주요 직위자와 함께 항공기 이동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 갑판으로 이동했다. 이어 비행 갑판에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제9항모강습단장으로부터 항모의 주력 전투기인 'F/A-18' 등 함재기들과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 필요한 각종 장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F/A-18은 영화 '탑건 매버릭'에 등장한 전투기이기도 하다.
이후 윤 대통령은 항공모함의 관제타워인 '아일랜드' 앞에서 우리 군 지휘관과 미8군사령관, 제9항모강습단장, 항모함장, 항모비행단장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또 윤 대통령은 비행갑판 통제실로 이동해 항모비행단 관계자로부터 함재기 운용 현황에 대해서도 듣고 대화를 나눴다. 루즈벨트함 시찰을 마친 윤 대통령은 격납고로 이동해 한미 장병 300여 명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루즈벨트 항모 방한은 지난해 4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의 이행 조치"라며 "강력한 확장억제(핵우산)를 포함한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 방위공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선언은 북한의 핵공격에 대한 미국의 핵무기 사용(핵보복) 방침을 명시하고 전략핵잠수함과 항공모함 등 최강의 미국 전략자산의 적극적인 한반도 전개 등을 약속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핵 선제 사용 가능성을 공언하며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리의 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즈벨트함이 내일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에 참가하기 위해 출항한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함께 또 하나의 강력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덤 에지 훈련은 한미일 3국의 북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실시된다.
격려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한미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한미 장병들은 윤 대통령이 격납고를 떠날 때까지 환호성을 보냈다.
이날 행사에 우리 측에서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강신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최성혁 해군작전사령관 등이, 미국 측에서는 크리스토퍼 라네브 미8군사령관, 닐 코프라스키 주한미해군사령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제9항모강습단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최병옥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6.25전쟁 74주년인 이날 대구에서 기념행사에 참석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물풍선 살포와 같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지난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 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며 "평화는 말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힘과 철통같은 안보태세야말로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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