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보안 강조했지만…휴스턴에 보낸 자료는 괜찮은가?
자료 유출 우려 지적
업계 관행은 "중요 정보일수록 국내로 들어와 작업"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심해가스전 탐사와 관련,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기밀', '보안'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자료 유출 위험성이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에 분석을 맡긴 것이 적절했는 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초창기부터 액트지오의 주소가 휴스턴의 일반 가정집으로 나온 것을 두고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은 제기됐지만, 자료 유출 가능성에 대한 지적은 언급된 바 없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점이라고 했지만, 유출 위험성도 ↑
아브레우 대표는 지난 7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주소지가 일반 가정집인 것에 대해 "업무를 볼 때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밖에 없다. 제 팀은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팀원들은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스위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전문가들이며, 각국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함께 자리한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은 "호주 우드사이드가 수집한 심해 지역 자료 등 연구 결과를 액트지오에 의뢰해 분석을 맡겼다"면서 "기밀 유지를 이유로 액트지오 한 곳에만 맡긴 것이며, 이는 업계 일반적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설명대로면 기밀 유지를 위해 액트지오 한 곳에 맡겼다고 할 수 있는데, 액트지오 구성원들이 각지에 흩어져 있는 만큼 자료 유출 위험에 노출돼 있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자료분석을 의뢰하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실제 해외 석유개발업체에서 탐사 업무를 담당했던 익명의 관계자는 "'데이터 레지던시(data residency)라고 하는데 보통은 데이터가 회사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데이터가 있는 장소로 오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액트지오 같은 경우는 그냥 개인 가정집으로 나오고 일 하는 사람이 다 흩어져 있다고 하면 지금까지 '기밀이라고, 매우 중요하다'라고 한 것과 배치되는 의뢰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강주명 명예교수는 "서로가 계약할 때에 비밀 보완 유지 약속을 한다. 그래서 크게 문제 될 건 없어보인다"면서도 "외국 메이저 회사의 경우, 외장 하드 형태든 어떻든 이런 식으로 오픈 하지 않는다. 데이터룸에 와서 비밀 보장 확약을 받고 접근하게 한다. 데이터 자체가 재산이기 때문에 굉장히 철저히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석유업계 관계자 역시 보통 국내 들어와서 자료를 분석하는 게 일반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도 동해심해가스전에 관심을 보인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에 대해서는 비밀준수계약을 하고 (국내)데이터룸을 잠시 열어 열람을 했다고 말했다.
규정 없지만…"통상적으로는 국내 들어와서 분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최경식 교수는 "관련해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자료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비밀준수계약만 돼 있다면 형식 자체가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통상적으로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와서 검토하라고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해외자원개발협회 상무를 지낸 강원대 이철규 특임교수는 "로우 데이터가 없는 데이터에 대해 액트지오가 해석을 한 것이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을 얘기하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 "이것도 나라마다 기업마다 기준이 다르다. 또 참여한 사람들도 전부 다 비밀유지각서를 쓰게 돼 있고, 업무가 끝나면 데이터를 폐기 처분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석유공사는 "용역 종류에 따라 좀 달라진다. 파일로 전달 가능하면 파일로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액트지오에 데이터를 보낼 때 공사 반출 절차를 거쳤다. 데이터 유출을 못하도록 협약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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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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