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한우 값은 떨어져서 난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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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당정 협의회'가 쌀값 안정을 위해 민간 재고 5만t을 사들이기로 발표한 날, 한 매체는 '금(金)배'까지 들먹이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거래도 없는 배를 가지고 '금배' 타령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운운하는 것은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배 소비자물가 가중치는 0.7로 1만원을 들고 장을 봤을 때 배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7원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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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폭락 시름앓는 농민 생각좀
‘민당정 협의회’가 쌀값 안정을 위해 민간 재고 5만t을 사들이기로 발표한 날, 한 매체는 ‘금(金)배’까지 들먹이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신문은 배 하나에 9000원이라며 1년 내내 ‘과일 대란’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 다른 매체는 자신들이 분석한 농산물가격지수가 1년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도 이른 폭염으로 생산이 줄어 가격이 반등한 상추와 오이 값을 가지고 장 보던 주부 ‘화들짝’이라는 제목으로 농산물 가격 하락에 ‘물 타기’를 했다.
아무리 단경기 계절성 과일이라고 하지만 백화점도 아닌 재래시장에서 배 하나에 9000원이라면 싼 값은 아니다. 또 무더위에 오이냉국이라도 해 먹으려던 주부들에게 오이값이 부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박과 복숭아 등 여름 제철 과일이 쏟아지는 한여름에 가정용 배 수요는 극히 일부 제수용을 제외하고는 없다. 거래도 없는 배를 가지고 ‘금배’ 타령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운운하는 것은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주부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는 오이값 역시 지난 5월보다는 12.7%나 떨어져 뭘 보고 놀랐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지금 우리 농민들은 농업소득의 양대 축인 쌀과 한우가 맥을 추지 못하면서 큰 시름에 잠겨 있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 이후 줄곧 미끄럼만 타면서 15일 기준 쌀값은 수확기 평균 대비 7.7%나 떨어져 2022년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우농가들도 2022년부터 내리 3년째 ‘적자 농사’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우 도매시장 경락값은 10% 이상 떨어졌는데 사료값과 인건비 등 생산비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수박과 토마토, 참외와 양배추 등 과채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콧대 높은 물가당국조차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배 소비자물가 가중치는 0.7로 1만원을 들고 장을 봤을 때 배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7원이라는 얘기다. 상추와 오이는 각각 6원이다. 시장에 갈 때 자가용을 이용했다면 휘발유값은 241원, 버스를 탔다면 68원이다. 시도 때도 없이 장바구니 ‘물가 타령’하는 신문의 구독료는 4원으로 배·상추와 도긴개긴이다. 한번만이라도 소비자물가 가중치와 농민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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