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기념일에 美핵항모 오른 尹, 행동으로 러·북에 '경고'
오후 부산서 美 핵추진 항공모함 승선
윤 대통령, 러북 군사협력에 "시대착오적 행동"
美항모에선 "한미동맹, 어떤 적도 물리친다"
6.25 전쟁 기념일 행보로 강력한 대북 메시지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제74주년을 맞은 25일, 대구와 부산에서 광폭 행보를 펼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전세를 뒤집은 계기를 만들었던 대구에서 열린 6.25 기념식에 참석, 러시아와 북한간 군사 협력 조약 체결을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오후 바로 부산으로 이동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에 승선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리의 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 시도와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6.25 기념식을 지방에서 열어 6.25 전쟁 의미를 환기시켰다.
아울러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선 세번째 미 핵항공모함 승선으로 한미동맹을 통한 대북 억제 강화 의지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특히 한미일 3국이 북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프리덤 에지 훈련(Freedom Edge)을 함께 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이 '한미동맹' 외 또 다른 강력한 대북 억제수단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루즈벨트 항공모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루즈벨트 항모 방한은 지난해 4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의 이행 조치"라면서 "강력한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 방위공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루즈벨트함이 26일 한미일 3국 최초의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 참가를 위해 출항하는 것을 직접 언급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함께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면서 러북 군사협력 움직임을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이 루즈벨트함에 승선하자, 대통령의 승함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이후 임무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영송병의 구령과 함께 300여 명의 한미 장병들이 큰 환호성으로 대통령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군 주요 직위자와 함께 항공기 이동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비행 갑판으로 이동, 비행 갑판에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제9항모강습단장으로부터 항모의 주력 전투기인 FA-18을 비롯한 각종 장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FA-18은 영화 '탑건 매버릭'에 등장한 전투기이기도 하다.
루즈벨트 항공모함에는 항공기 90여 대 탑재가 가능하다. 항공모함 외에도 순양함 1~2척, 구축함 2~3척이 함께 해 항공모함에 대함·대공·대잠방어 기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핵추진잠수함 1~2척도 같이 움직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해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더욱 단단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제시한 것으로 윤 대통령은 6.25 전쟁 이후 자유와 번영의 길을 달려온 남한과 달리, 북한은 퇴행의 길을 걷고 있음을 부각시키면서 "평화는 말로 지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강력한 힘과 철통같은 안보태세야말로 나라와 국민을 지키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면서 "우리가 더 강해지고 하나로 똘똘 뭉치면, 자유와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도, 결코 먼 미래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같이 '통일 대한민국'을 다시 언급한 것은 대한민국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대북 강경기조를 일관되게 드러내면서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같은 경고 속에 북한이 이날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다시 나서자, 윤 대통령의 언급대로 우리 정부는 서북도서 포 사격 훈련 재개 등으로 실질적인 압박에 돌입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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