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도영진]‘상호 존중’ 아쉬운 경상국립대 교수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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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선 국립창원대, 경상국립대 등 두 국립대가 지역을 대표한다.
교수회는 성명에서 국립창원대가 우주항공분야의 급격한 성장 가능성을 바라보며 다소 다급한 마음에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란 취지로 자극하거나, 경상국립대에 손을 내밀어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불필요한 표현으로 논란을 만들었다.
경상국립대를 비롯해 3개 대학과의 논의가 결렬된 이후에야 국립창원대가 올해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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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선 국립창원대, 경상국립대 등 두 국립대가 지역을 대표한다. 두 대학은 협력 속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두 대학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각 대학 강점을 살린 ‘경남공유형대학’으로 교육 역량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역과 상생하고 국립대로서 공적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쟁을 통해 두 대학은 시너지도 끌어올렸다. 각종 공모사업에 도전하며 비교 우위 분야의 강점을 극대화했고, 희비가 교차하긴 했지만 글로컬대학 선정 노력을 통해서도 대학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했다. 경쟁 바탕에는 상호 존중의 정신이 있었다.
경남은 지난달 개청한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이 되기 위해 지자체와 대학, 기업의 협력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 속 경상국립대 교수회는 ‘벼락 성명서’를 19일 냈다. 사천시와 국립창원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립창원대 사천우주항공캠퍼스’ 설립을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동일 분야에서 경쟁하는 건 과잉·중복 투자이고 생태계를 뒤흔다는 게 핵심이다. 사천시의 숙원인 캠퍼스 설립에 국립창원대가 팔을 걷어붙이자 먼저 우주항공단과대를 세운 경상국립대가 제동을 건 모양새다.
경상국립대 교수회의 성명은 시기 면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국립창원대가 다음 달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들어가기 전 힘을 빼게 하려는 의도라는 뒷말이 나온다.
내용 면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교수회는 성명에서 국립창원대가 우주항공분야의 급격한 성장 가능성을 바라보며 다소 다급한 마음에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란 취지로 자극하거나, 경상국립대에 손을 내밀어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불필요한 표현으로 논란을 만들었다. 국립창원대는 공식 반응을 내지 않고 있지만 적잖이 불쾌해하는 모습이다.
이번 성명은 무엇보다 대학 간 상호 존중의 정신을 깨뜨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경상국립대가 단과대학을 세워 우주항공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으니, 다른 대학은 세워선 안 된다는 경고로 들리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사천시는 24일 교수회를 반박하는 자료를 내고 경상국립대에 먼저 우주항공캠퍼스 설립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시 경상국립대는 난색을 보였는데, 이유 중 하나는 “교수들이 (멀어서) 사천으로 오지 않으려 한다”였다고 한다. 경상국립대를 비롯해 3개 대학과의 논의가 결렬된 이후에야 국립창원대가 올해 나설 수 있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두 대학 총장과 만나 관련 의제를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대학의 상생 방안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길 바란다.
도영진·부울경 취재본부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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