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겉치레’ MOU 남발 시대... 기념촬영보다 내실 다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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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는 원래 외교 용어다.
그러나 이제는 광범위하게 맺어지는 MOU다.
기관, 지자체, 기업, 단체는 물론 면사무소까지 MOU에 나선다.
MOU는 말 그대로 '상호 양해'에 대한 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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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는 원래 외교 용어다. 양해각서 또는 합의각서다. 1960년대 한일 외교 담판의 김종필-오히라 메모 같은 것이다. 본 조약 체결에 앞서 서로 양해한 사항의 확인이다. 그러나 이제는 광범위하게 맺어지는 MOU다. 기관, 지자체, 기업, 단체는 물론 면사무소까지 MOU에 나선다.
MOU는 말 그대로 ‘상호 양해’에 대한 문서다. 계약 체결 이전에 어느 정도 의견을 교환한 정도다. 법적 구속력 없이 ‘서로 노력한다’는 의사 표시다. 상징적 차원의 각서로도 통한다. ‘밥 한번 먹자’쯤이라는 해석도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MOU를 남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로 투자유치 사업들이다. 잉크도 마르기 전 줄줄이 무산된다. 아니면 기한을 늘려간다. 청사진만 그려 보이고는 없는 일이 되기 일쑤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5월 참소리박물관, 유현준건축사무소와 각각 MOU를 했다. 송도국제도시 6공구에 에디슨 과학교육박물관과 유현준 테라스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달 기한이 끝났다. 1년 동안 사업 주체를 정하지 못했다. 그러니 구체적인 사업 내용도 나올 수 없었다. 인천경제청은 다음 달 MOU를 다시 한다고 한다.
지난해 6월에는 송도에 영국 명문교 해로우스쿨 유치를 위한 MOU를 했다. 이 또한 최근 기한이 끝나면서 없던 일로 가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다시 미국 명문교 유치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8월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청라 G테크시티 조성 사업 MOU도 했다. 청라국제도시에 게임특화단지를 만드는 사업이다. 최근 이 MOU의 유효 기한을 연말까지로 연장했다. 토지가격 협상이 잘 안 돼서다.
지난해 9월에는 차병원과 MOU를 했다. 송도 1공구 국제병원 부지에 안티에이징·난임 특화병원을 세우는 사업이다. 당시 큰 이벤트 효과를 냈지만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사업 방식에 대한 의견이 달랐다. 다음 달 차병원 측 용역 결과가 나와야 논의를 시작한다.
인천경제청뿐만이 아니다. ‘MOU를 위한 MOU’가 비일비재한 요즘이다. MOU를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제대로 관리하고 추진하면 큰 성과로 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업의 본질보다 ‘겉치레’ MOU에 대한 욕심이다.
그러니 아직 설 익은 사업 얼개임에도 ‘한 건’하려 한다. 정형화한 일련의 과정도 있다. 플래시를 터뜨리며 기념촬영을 한다. 이어 널리 널리 퍼뜨린다. 말 잔치뿐인 정치를 닮아가는 모습이다. 시민 삶을 보듬는 행정은 정치와 달라야 한다. 이러다 MOU 심사위원회가 나올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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