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증세반대 시위대 의회 난입…경찰 발포에 "최소 1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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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 케냐에서 벌어진 '증세 반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국회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실탄을 발포하면서 최소 1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케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실탄을 발포했다.
케냐 경찰은 최루탄과 총탄을 사용해 결국 이날 오후 시위대를 국회 의사당 건물 밖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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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증세법안, 의회서 '가결'…오바마 이복 여동생 최루탄 맞아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벌어진 '증세 반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국회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실탄을 발포하면서 최소 1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25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나이로비의 국회 의사당을 습격해 상원 본회의장까지 점거했다. 케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실탄을 발포했다.
경찰의 발포로 지금까지 최소 10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구급대원인 비비안 아키스타는 약 10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또 다른 구급대원인 리처드 응구모는 이번 총격으로 5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증언했다.
케냐 경찰은 최루탄과 총탄을 사용해 결국 이날 오후 시위대를 국회 의사당 건물 밖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혼란 속에서도 이날 케냐 국회는 3차 독회를 마치고 27억 달러(약 3조7570억 원) 상당의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재정법을 통과시켰다. 표결을 마친 의원들은 지하 통로를 이용해 신속히 대피했다.
법안 시행까지는 윌리엄 루토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았다. 대통령은 법안을 의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다음 주 2024~2025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만큼 신속하게 서명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루토 대통령은 추가 차관을 받으려면 재정 적자를 개선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로이터에 따르면 케냐는 부채 이자 지급에만 연간 세수의 37%를 지불했다.
은중가나 은둥우 케냐 재무장관은 세금 인상을 추진하지 않으면 올해 약 15억 달러의 세수 부족 사태가 빚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며 시위를 주도한 케냐의 Z세대(1990년대 중반이후 출생자)들은 정부의 세금 인상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후세인 알리(18)는 로이터에 "그들은 부정부패를 위한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며 루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주 케냐 곳곳에서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는 이날 의회에서 법안이 강행 처리될 조짐을 보이자 점차 과격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해안도시 몸바사에서도 경찰과 시위대 간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루토 대통령의 고향 엘도레트에서도 시위대를 향한 최루탄이 난무했다. 소말리아와 인접한 동부도시 가리사에선 경찰이 시위를 이유로 소말리아 키스마유 항구로 가는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복 누나인 시민 운동가 아우마 오바마가 이날 국회의사당 밖에서 농성을 벌이던 도중 최루탄을 맞았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아우마는 이날 CNN과의 현장 인터뷰에서 시위대와 함께 "최루탄을 맞고 있다"며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목격하기 위해서다. 케냐 젊은이들은 권리를 위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친은 케냐 국적자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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