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부형청죄(負荊請罪)

천남수 2024. 6. 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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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 조(趙)나라에는 대장군 염파와 인상여라는 대신이 있었다.

그런데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 자신보다 나이도 어린 인상여가 더 높은 지위에 임명된 것에 불만을 품은 염파는 "내가 인상여를 만나면 반드시 욕을 보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늘 염파를 피해 다녔다.

이에 인상여는 "강한 진(秦)나라가 감히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 것은 대장군 염파와 내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두 사람이 싸우게 되면 모두 살아남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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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 조(趙)나라에는 대장군 염파와 인상여라는 대신이 있었다. 염파는 제(齊)나라를 공격해 수많은 성을 함락시키면서 용맹함을 세상에 알렸다. 이 공로로 그는 대장군 반열에 올랐다. 인상여는 완벽(完璧)의 유래인 화씨지벽이라는 조나라 보물을 지켜낸 인물이다. (본지 24일자 명경대 참조)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상경(上卿)이라는 높은 벼슬에 임명됐다.

그런데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 자신보다 나이도 어린 인상여가 더 높은 지위에 임명된 것에 불만을 품은 염파는 “내가 인상여를 만나면 반드시 욕을 보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인상여는 늘 염파를 피해 다녔다. 이를 보다 못한 측근들은 염파가 두려워 피하는 것이냐며 “진나라 왕도 겁내지 않았던 기개는 어디 갔느냐”고 물었다.

이에 인상여는 “강한 진(秦)나라가 감히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 것은 대장군 염파와 내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두 사람이 싸우게 되면 모두 살아남지 못한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염파는 웃통을 벗고 가시나무를 등에 진 채 인상여를 찾아가 “이 비천한 놈이 공의 넓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스스로 죄를 청했다.

이 얘기는 사마의 사기(史記) ‘염파인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에 나온다. 가시나무를 등에 지고 때려 달라고 죄를 청한다는 ‘부형청죄(負荊請罪)’의 유래다. 이날 이후 두 사람은 더욱 돈독해졌음은 물론이다. 서로를 위해 목이 잘린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사이라는 ‘문경지교(刎頸之交)’ 말도 예서 유래했다.

부형청죄는 부끄러움을 알고,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국회 법사위원회 채 상병 관련 청문회 과정에서 ‘대통령의 격노’로 국가운영 시스템이 고장난 정황이 드러났다. 나아가 원칙을 지키고자 했던 박정훈 대령을 한때나마 집단항명 수괴라는 무시무시한 죄를 적용하려고 했다.

어느 때보다 부끄러움을 알고 스스로 부형청죄를 청하는 용기가 필요한 요즘이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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