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 세상을 잇고, 추억을 품다] 8.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버스터미널은 동해와 타 지역을 잇는 통로이면서 지역의 얼굴이자 역사의 증거다.
운영사 부도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동해시가 2013년 7월 현재 위치의 시외버스터미널 직영에 나섰고 2018년 12월 27일 부곡동의 고속버스터미널과 통합 후 현재 종합터미널의 모습이 갖춰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정차부 1953년부터 정기운영 시작
유동인구 많아 비행장·기차역 있을정도
명절땐 터미널 매상이 기차역 매상 훌쩍
1985년 시책 따라 회사 설립 ‘운영 종료’
같은해 현 터미널 부지 종합터미널 건립
부곡동 고속터미널 별도 운영 적자 봉착
2008년 경영부진 폐쇄, 시에 매입 요청
2012년 시 매입 2013년 시설공단 위탁
2018년 합병 현재 종합버스터미널 탄생
승차장 9개·하차장 3개·주차장 167개면
14개 여객사 17개 노선 최대 156회 운행
KTX 도입땐 부산행 경쟁력 저하 우려
버스터미널은 동해와 타 지역을 잇는 통로이면서 지역의 얼굴이자 역사의 증거다. 묵호와 송정에 1950년대부터 터미널이 개설돼 이곳을 통해 사람과 사연이 모이고 흩어지고 흘렀다. 1980년대 중반 천곡동(평릉) 현 부지에 터미널이 생겨 2008년까지 운영됐다. 운영사 부도 등 우여곡절을 겪은 후 동해시가 2013년 7월 현재 위치의 시외버스터미널 직영에 나섰고 2018년 12월 27일 부곡동의 고속버스터미널과 통합 후 현재 종합터미널의 모습이 갖춰졌다.
# 발한·묵호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후반부터 묵호권에 터미널이 있었고 목탄차가 강릉에서 해안도로를 달려 묵호에 닿았다는 증언이 있으나 관련 기록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김진동(75) 전 동해시장은 일제강점기 때는 차 자체가 없기도 했고 목탄차가 있었다고 해도 정기적으로 승객을 태우기 위해 정차하는 차부의 형식을 갖춘 터미널이 생기진 않았을 것으로 봤다.
1937년 10월 14일에 묵호항이 개항했는데 그때 활약한 것은 기차였다는 것.김 전 시장은 1953년에 ‘송정차부(버스포)’가 생겼으며 비슷한 시기에 ‘묵호터미널’도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1950년대 중반 이후 송정터미널과 묵호터미널은 오고가는 이들의 휴식처가 됐다.
1937년 개항한 묵호항은 어항을 겸한 무역항으로 1960~1970년대 시멘트와 무연탄을 함께 실어나르면서 국가산업과 지역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명태·오징어 등 물고기도 다량 잡혀 1970년대 묵호는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맑은 해풍에 건조한 묵호태는 전국적 유명세를 떨쳤다. 명태 등 생선을 리어카에 실어나르다보니 물이 줄줄 흘러 장화를 신지않고는 다닐 수 없어 ‘논골’이라는 이름이 생겼을 정도다. 묵호 언덕 일원은 대부분 덕장이 차지했다.
최돈성(74) 씨는 “부모님이 초기에 묵호터미널을 하셨다”며 “발한삼거리 쪽에서 하다가 인근으로 옮겼고 붉은언덕의 동호초교 뒤쪽 길 농협 앞 쪽으로 또 옮겼으며 터미널 운영을 원하는 이가 많아서 운영자도 몇 번 바뀌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중반쯤 현재의 대신화물 자리에 터미널이 들어섰다. 사람이 몰리고 터미널도 북적거렸다. 1980년대 들어 천곡지역의 현재 부지에 터미널이 생기면서 묵호터미널은 사라졌다.
동해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1975년 10월 15일 묵호와 북평의 경계이면서 고속도로와 가까운 지점인 부곡동 현 탑텐 자리에 고속버스터미널이 설치돼 2018년까지 운영됐다.
# 송정
‘차부집 아들’인 김진동 전 동해시장의 증언에 의하면 시간표에 따라 정기적으로 송정차부가 운영된 것은 1953년부터였다. 강릉에서 출발한 차가 묵호를 거쳐 송정차부에 들러 승객을 태워서 북평에 서지 않고 삼척으로 갔다. 서울로 바로 가는 버스는 새벽 4시 50분쯤에 1대가 있었다. 양평으로 해서 서울 마장동의 옛날 터미널로 갔다. 시외버스터미널은 현재의 동해항 카페리 터미널 쪽에 위치했다. 예전의 강원은행 자리에 마이크로버스와 일반 버스들이 승객을 태우는 버스 정차장도 있었다. 1970년대 초반 새로운 국도 7호선이 개통되면서 효가리에 ‘내려주는 곳’이 생기기도 했다. 송정은 황금 같은 곳이었다. 북평읍 인구가 5만명일 때 송정 인구가 3만이었다. 북평, 삼화, 효가 등 다른 동네를 다 합쳐도 송정 인구만 못했다. 유동인구도 많았다. 송정에는 비행장도 있었고 기차역도 있었다. 청량리에서 출발한 기차는 북평역(현 동해역)에 닿았다. 승객들은 송정에서 버스로 인근지역으로 갔다. 추석 때나 설날에는 터미널의 매상이 기차역의 매상보다 많았다. 김진동 전 시장은 버스에 조수와 차장이 있었을 때 승객을 많이 태우려고 운전사가 가속 페달을 밟아 승객들을 앞쪽으로 쏠리게하면, 공간이 나고 차장은 이때를 기회로 문을 닫을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동해안 최고의 해수욕장도 있었다. 과거 청량리에서 주말 기차를 타고 부평역에 내려서 송정해수욕장의 매력을 만끽했다.
1985년 천곡에 ‘터미널 주식회사’가 생기면서 송정터미널 소장과 묵호터미널 소장이 협의해 터미널 운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버스 매표업은 수수료를 먹는 영세한 일이었는데 여객사마다 달랐지만 7부, 8부, 1할 수준이었다. 1000원 팔면 많게는 100원, 적으면 70원 정도 수수료를 챙겼다. 동해시의 시책에 따라 주식회사가 생기면서 터미널이 운영을 접은 것이다.
# 천곡
홍협 강원경제인연합회 사무처장의 증언에 의하면 1985년 뜻있는 인사들이 돈을 모아 현재의 터미널 자리에 종합버스터미널을 지었다. 고속버스도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국 고속버스터미널이 부곡동에서 그대로 운영되자 수지타산이 맞지않게 됐다. 터미널은 운영난으로 부도가 나버렸다. 2005년 법원 경매로 개인이 부지를 매입했다. 2007년 11월과 12월에 시는 각각 시설투자비 2000만원과 재정보조금 4700만원을 지원했다. 2008년 9월 소유자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시에 터미널 매입을 요청했다. 같은해 11월 9일 동해터미널이 경영부진을 이유로 폐쇄됐다. 이후 종합경기장 쪽에서 임시 시외버스터미널(시시설관리공단 위탁)이 2009년 3월 19일까지 운영됐다. 2009년 3월 20일부터 부곡동에서 고속버스터미널 운영 기업체에 위탁돼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임시로 통합운영됐다. 동해시는 2012년 1월 5일 개인에게서 부지를 매입하고 준비기간을 거쳐 2013년 7월 1일부터 시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해 공영버스터미널 운영에 나섰다. 1970년대 중반 동해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설치된 고속버스터미널과 2013년에 제자리를 찾은 공영버스터미널이 합쳐진 것은 2018년 12월 27일이다. 그렇게 현재의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이 탄생했다.
# 지나가는 곳
동해시 동해대로 5448(천곡동 485-10번지) 일원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은 2만6450㎡의 면적으로 9개 승차장과 3개의 하차장, 이용객을 위한 167개면의 유료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시외 12개, 고속 2개 등 14개 여객사가 시외 14개, 고속 3개 등 17개 노선에 걸쳐 156회 운행을 하고 있다. 고속버스는 동서울 6회, 서울경부(강남) 19회, 수원 5회 운행된다. 시외버스는 126회 운행되는데 강릉 39회, 삼척 26회, 춘천 11회, 포항 8회 등이다. 러시아인들이 동해항을 통해 입국해 전국으로 이동함에 따라 노선 등 안내에 영어, 중국어와 함께 러시아어 표기도 돼 있는 점이 특색이다.
이지웅 동해시시설관리공단 시민복지팀 대리는 “코로나19로 노선이 급감했다가 팬데믹이 끝난 후 조금씩 늘어 176개 노선까지 운행됐는데 최근에는 승무원(운전사) 구인난으로 다시 줄고 있다”며 “강릉행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는 1시간에 2~3회 운행됐으나 현재는 1시간에 1~3회 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릉행 버스는 오전 9시 42분, 10시 10분, 10시 55분에 있었으나 최근 오전 10시 10분 버스가 결행돼 승객들은 1시간 이상의 기다림을 견뎌야 한다.
동해는 삼척같은 종점도 아니고 강릉같은 교통의 요지도 아니다. 동해터미널에 동서울행 고속버스 첫 차는 늦게 온다. 오전 7시 50분에 있다. 오전 6시 15분 차가 최근 들어 결행되고 있다. 삼척에서 오전 5시 50분에 출발한 고속버스가 예전에는 동해에 들렀으나 현재는 곧장 서울로 간다. 터미널 직원들은 주민들에게 병원 예약 등으로 일찍 동서울로 갈 일이 있으면 자가용으로 삼척에 가서 버스에 탈 것을 권유하고 있다. 지나가는 곳의 터미널은 종점의 사정에 따라 상황이 바뀐다. 열차도 속도가 버스보다 빠르다. 부산과 연결되는 KTX가 들어오면 부산행 직행버스의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홍협 사무처장은 “교통이라는 게 부침이 있다”며 “한쪽이 활성화되면서 다른 한쪽은 침체되는데 기차가 과거에 침체가 됐다가 KTX가 나오면서 다시 활성화되고 있고 반대로 또 버스가 이제 활성화되다가 침체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동명 ldm@kado.net
#터미널 #대중교통 #산증인 #고속버스터미널 #묵호터미널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물로 팔릴 뻔한 ‘교회 종’ 6·25 전쟁 총탄자국 고스란히
- 육군 51사단 일병 숨진 채 발견…경찰·군 당국 조사 중
- 강릉아산병원 정문으로 택시 돌진…운전자 등 2명 경상
- 철원 번화가 한가운데서 K-9 자주포 궤도 이탈
- 학교 현장 백일해 확산세… 보건당국 마스크 착용 권고
- 양양해변 3.3㎡당 8000만원 ‘부르는 게 값’
- 급발진 재연시험 “객관성 결여” vs “근거없는 폄하” 공방
- 천공 "우리도 산유국 될 수 있다"… 1월 발언 화제
- 강릉 어흘리~평창 선자령 케이블카 노선 확정
- 서울양양고속도서 '지폐' 휘날려… 돈 주우려는 운전자들로 한때 소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