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D-30]IOC 선수위원 선거 나서는 박인비…“선수들 위해 헌신할 준비 됐다”
선수와 IOC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스포츠 외교 정점
전세계 200개국에서 온 1만 500명 선수가 유권자
당선되면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 여성 IOC 위원
경쟁률은 8대 1…당선자 4명 폐회식 직전 발표
‘골프 여제’ 박인비(36)가 올해 초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인비가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림픽 정신의 확산이다. 그는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 세계와의 교류를 배웠다며 이를 어린이, 청년층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파리올림픽 한국 대표에 이어 최종 후보까지 IOC 선수위원이 되기 위한 두 번째 관문을 넘은 박인비에게 남은 건 파리올림픽 기간에 열릴 선거다. 선거가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IOC 선수위원회는 선수들과 IOC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다수결 선출기구다. 올림픽 선수들을 대표해 선수들의 관점이 올림픽 의제 결정의 중심에 있도록 힘쓴다. 깨끗하고 공정한 스포츠를 더 지원하고 보호하며, 선수들의 권리와 책임을 증진하는 게 핵심 업무다. 스포츠 외교의 최정점에 자리한다고 볼 수 있다.
선수위원회는 1981년 당시 IOC 위원장이었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에스파냐)에 의해 설립됐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은 ‘IOC 선수들의 대변인 역할을 할 선수위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13년 동안 선수위원은 IOC 위원장 권한으로 임명됐다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동료 선수들의 투표가 추가됐다.
최대 23명의 선수위원으로 IOC 선수위원회가 구성된다. 대부분 8년 임기를 수행한다. 지역, 성별, 스포츠 대표성 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최대 11명의 위원이 IOC 위원장을 통해 임명되기도 한다.
박인비는 지난해 8월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한국 대표 후보가 됐다. 이후 IOC가 두 달여간 전 세계에서 지원한 후보자 130명을 심사한 결과 최종 후보 32명에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는 파리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선거를 통해 선수위원 선출에 도전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투표로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한국·탁구), 옐레나 이신바예바(육상·러시아) 등 선수위원 네 명의 임기가 이번 파리올림픽 기간에 만료됨에 따라, 파리올림픽에서 선수 투표로 선수위원 네 명을 새롭게 뽑게 된다.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온 약 1만 500명의 선수들이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리는 올림픽 기간 올림픽 선수촌에 위치한 ‘Athlete365 하우스’에서 투표한다.
경쟁률은 8대 1이다. 후보들 면면이 쟁쟁하다. 육상 스타 앨리슨 펠릭스(미국),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3연패(2012·2016·2020년)를 달성했던 아론 실라지(헝가리), 올림픽 사이클 종목에서 금메달 두 개를 땄던 마리아나 파혼(콜롬비아) 등이 후보에 올랐다. 18명이 여성, 14명이 남성 후보다.
박인비를 향한 긍정적인 시선이 많다. AP통신은 IOC 선수위원 최종 후보 소식을 전하면서 박인비와 펠릭스를 주요 선수로 꼽았다. 당선자 네 명은 대회 폐회식 직전에 발표되고, 선출된 선수들은 IOC 총회에서 IOC 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당선을 확정한다.
IOC 선수위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대우는 국빈급이다. IOC 위원과 동일하게 올림픽 개최지 결정권 등의 권한을 지니며 IOC에서 파견한 대사로 인정받는다. IOC 회원국에 입국할 때 비자가 필요 없으며, IOC 총회에 참석할 때는 개최 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을 지원받는다. 또 IOC 선수위원이 탑승하는 차량과 머무는 호텔에 해당 선수위원 국가의 국기가 게양된다. 스포츠 외교관이나 다름없다.
박인비는 다음달 16일 결전지인 파리로 출국해 선거 활동을 준비한다. 박인비가 IOC 선수위원이 되면 한국은 기존 이기흥·김재열 위원과 함께 IOC 위원 3명 체제를 유지한다. 또 박인비가 당선되면 그는 한국 스포츠 역대 사상 최초의 여성 IOC 위원이 된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114년 만에 부활한 여자골프 금메달을 따내며, 골프 선수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LPGA 투어 4대 메이저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후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품었고, 도쿄올림픽까지 출전해 당해연도 혹은 직전 올림픽 출전 선수만 출마할 수 있다는 IOC 선수위원 자격을 갖췄다.
그는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과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건 또 다른 일이라고 했다. 박인비는 IOC 선수위원 최종 후보가 된 뒤 올해 초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제 인생을 바꾼 것이나 다름 없다”며 “또 다른 금메달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IOC 선수위원 선거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반포 아리팍 110억 최고가 매수자…뮤지컬 배우 홍광호였다
- "밀양 어른들, 현금 들고 찾아와"...20년만에 '여중생 성폭행' 사과
- 지하철 1호선서 "중학생이 성인 때린다" 신고…10대 중학생 입건
- 中스쿨버스 정류장서 日모자 흉기 피습…보름만에 또 외국인 공격
- "엄마 매정하게 떠난 거 아냐"…'악성 민원' 끝에 숨진 교사, 순직 결정
- ‘캐리비안의 해적’ 출연 美 유명 서퍼, 상어 공격에 사망
- 아무 이유도 없이…112에 1000여차례 전화해 폭언한 50대
- 40대 음주운전자, 단속 피해 줄행랑…추격 경찰 4명 부상
- '박지윤과 이혼' 최동석, 이번엔 카드값 저격?…"한 달 4500만원 과소비?"
- 나윤권, 결혼 3개월만 임신 소식…"12월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