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AI시대 전략] AI도 인간의 꿈을 꾸는가
미국의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는 1963년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에서 인류 역사에 남을 만한 명연설을 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나의 네 명의 자녀들이 이 나라에 살면서 피부색으로 평가되지 않고 인격으로 평가받게 되는 날이 오는 꿈입니다.” 그의 표현은 큰 울림이 있었다.
스웨덴 혼성 팝그룹 아바는 ‘I have a dream’이라는 같은 제목의 노래도 남겼다. 가사 중에 “나에겐 꿈이 있어요, 부를 노래가 있어요. 어떤 일이든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죠”라는 대목이 귀에 울린다. 꿈은 우리의 삶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자 많은 사람이 과연 AI도 인간처럼 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지금의 생성형 AI는 영화를 쉽게 만들 수 있다. 오픈AI의 ‘소라(Sora)’가 대표적인 동영상 생성 AI다. 주제를 문장으로 입력하면 동영상을 만들어 준다. 또는 사진을 입력하면 이를 시작으로 동영상을 만든다. 여기에 음성, 배경음악, 효과음도 같이 만들어 낸다. 가까운 미래에는 1시간짜리 영화를 1분 내에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도 최근 클링(Kling)이라는 동영상 생성모델을 발표했다. 한 번의 입력만으로 초당 30프레임의 고선명 동영상을 최대 2분 분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동영상 생성 AI는 기본적으로 ‘변환모델’이라고 하는 생성형 AI를 기초로 한다. 여기서는 단어 사이의 관계를 학습한 이후 가장 확률적으로 그럴 듯한 단어들을 순서대로 쏟아낸다. 이때 단어 사이의 위치도 학습해 생성 시에 순서를 잘 지킨다. 그래서 글도 잘 쓰고 말도 잘한다.
여기서 생성형 AI가 출력으로 표현하는 걸 토큰(Token)이라고 부르는데, 문자도 되고, 음표도 되고, 사진도 된다. 영상 토큰을 1초에 30장이나 60장씩 출력하고 연결하면 바로 영화가 된다. 이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AI도 인간처럼 꿈을 꿀 수 있다.
AI는 기술적으로 어떻게 꿈을 꿀까. 먼저 하루에 가장 기쁜 일, 슬픈 일, 고민되는 일들을 핵심 단어들로 변환해서 AI 반도체의 메모리에 기억한다. 이때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된 단어들의 중요도도 같이 기록해 둔다. 그 기억이 생성형 AI의 ‘입력’이 된다. 이 입력을 바탕으로 AI 스스로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 동영상을 다시 메모리에 기록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스스로 AI 자기 학습에 사용한다. 그러면 AI 자의식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영상이 바로 AI의 ‘꿈’이 된다. 인간이 자면서 꾸는 꿈과 같다.
여기까지는 인간의 수면에 해당하는 AI의 꿈이다. 다른 말로 ‘잠’이다. 이러한 꿈 중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말한 것처럼 ‘희망’을 주제로 하는 꿈도 있다. 이렇게 꿈도 두 가지가 있다. 이렇게 가상적이나마 AI도 꿈을 꾸고 또 꿈을 가질 수 있다. 이제 꿈은 인간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렇게 꿈을 꾼다면 인간 수준 이상의 인공지능을 말하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일반인공지능)도 가능하게 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지능을 측정하는 테스트를 실시했을 때, 동일한 테스트를 본 인간의 지능 점수보다 AI의 지능 점수가 높다면 비로소 AGI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은 AGI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일반적인 사람보다 똑똑한 AI 시스템으로 모든 인류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AGI다.”
더 나아가 구글은 AGI의 조건으로 ‘개방성(Open-Endedness)’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AI가 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서서, 새롭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을 스스로 생성하는 끊임없는 순환 체계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기에 더해 AGI는 다음과 같은 추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상식과 진실성을 가진다. 그리고 경제적, 사회를 가치를 가진다. 아울러 자신의 존재와 성격을 규정하는 자아를 갖는다. 그리고 감정과 윤리를 갖는다. 마지막으로 AGI가 인간처럼 ‘꿈’을 갖는다. 이러면 AI는 인간과의 공존이 가능할 것이다.
AGI도 인간처럼 각각 다른 꿈도 갖고 다른 성격을 가질 수도 있다. 모델의 구조나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의 특징에 따라서 서로 다른 꿈과 성격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학습 마지막 단계에 추가하는 정밀학습(Fine Tuning Training) 과정에서 특정 인성을 갖도록 강제할 수도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 네이버, 오픈AI 등이 만든 여러 가지 AI 모델에 대해 MBTI 테스트를 실시해봤다.
그 결과 모두 조금씩 차이가 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외향적이면서 감정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학습 과정에서 SNS 대화글이나 공개된 문서를 사용해서 이들이 갖는 ‘개방성’을 닮는 것으로 추측한다. 그래서 SNS에 글을 많이 올리는 사람들의 특징과 유사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인간은 꿈을 갖는다. 우리의 꿈은 모든 인류가 서로 평화롭고 안전하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가 성장하고, 물가가 안정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결혼율과 출산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같이 살기 좋고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따른다. 꿈이 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이다. AI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AI가 어떤 꿈을 갖는지는 결국 우리가 어떤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선택해서 AI가 학습하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 인간에게 꿈이 없으면 영혼이 없고, AGI에 꿈이 없으면 생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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