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왜 봐, 롯데-KIA 난타전이 있는데…30득점·36안타 공방전, 올시즌 최장 시간 경신하며 역대급 무승부[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6. 2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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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사직 KIA전에서 타격하는 롯데 고승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 KIA 타이거즈 제공



사직구장이 난타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는 양 팀의 무서운 타격전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12회 접전까지 간 끝에 두 팀 다 승부를 내지 못하고 15-15로 끝났다. KIA가 17안타, 롯데가 19안타를 쳤다.

지난3월3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경기의 5시간7분을 넘어 올시즌 최장시간 기록을 경신했다.

기선을 먼저 잡은 건 KIA였다.

롯데는 이날 선발 투수 나균안이 1회부터 흔들렸음에도 마운드에서 내리지 않았다. KIA는 이 틈을 타 1회부터 6득점했다.

선두타자 서건창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후속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우월 2점 홈런으로 타구를 바로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이어 김도영이 우전 2루타를 맞은 뒤 최형우가 우전 적시타를 쳐냈다.

나균안은 계속 흔들렸고 나성범이 2루타를 쳐 1루에 있던 최형우를 3루로 보냈다. 후속타자 이우성은 7구째 접전 끝에 땅볼을 쳤으나 3루수 정훈을 맞고 유격수 내야안타가 되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최형우가 홈인했다. KIA는 1회에만 5점을 뽑아냈다.

25일 사직 KIA전에서 타격하는 롯데 정훈.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1회말 빅터 레이예스의 적시타로 한 점을 쫓아갔다. 그러나 점수 차는 여전히 1-5로 4점차였다.

기세를 이어 2회에도 추가 점수를 냈다. 선두타자 김도영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최형우 타석 때 도루까지 성공했다. 이우성, 최원준이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누상을 채웠고 나균안의 폭투 때 3루에 있던 김도영이 홈인하며 한 점 더 달아났다. 이어 한준수도 우측 담장을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쳤고 8-1로 달아났다. KIA는 3회에도 나성범이 중전 적시타를 쳐서 점수를 더 뽑아냈다.

4회에도 다시 빅이닝을 만들었다. 최원준, 한준수, 박찬호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 상황에서 서건창이 싹쓸이 안타를 치며 주자 3명을 들여보냈다. 최형우 타석 때 1루수 포구 실책이 나오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서건창이 홈인하면서 점수 차는 어느새 14-1이 됐다.

그러나 롯데는 4회말부터 대반격에 들어갔다. 상대 3루수의 실책으로 나승엽이 출루한 뒤 이정훈이 좌중간 2루타를 쳐 기회를 만들었다. 정훈의 2루수 땅볼 아웃 때 3루에 있던 나승엽이 홈인했다. 이어 박승욱도 중전 적시타를 쳤다. 그리고 2사 만루에서 고승민이 네일을 상대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롯데는 4회말에만 6득점했다.

기세를 이어 롯데는 5회말에도 득점을 뽑아냈다. 이정훈과 정훈이 연속 안타를 쳤고 박승욱의 2루 땅볼 때 3루에 있던 이정훈이 홈인했다. 황성빈도 좌전 적시타를 치며 2점을 냈다. 점수는 9-14까지 좁혀졌다.

이후에도 이닝마다 점수를 계속 뽑아냈다. 6회에는 정훈의 홈런이 나왔다. 2사 후 나승엽이 우전 안타, 이정훈이 우전 안타를 쳐 1·3루가 찼다. KIA는 투수를 김대유에서 김도현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정훈이 들어섰다. 정훈은 KIA 김도현의 3구째 128㎞짜리 커브를 받아쳤고 타구는 높이 떠 좌측 담장을 넘겼다. 정훈의 시즌 9회 홈런. 점수는 2점차까지 좁혀졌다.

야금야금 점수차를 좁히던 롯데는 7회에는 기어이 역전에까지 성공했다. 대타 최항이 우전 안타로 물꼬를 텄고 황성빈이 중전 안타를 쳤다. 윤동희가 희생 번트에 성공하며 주자들을 진루시켰다. 그리고 고승민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동점이 됐다.

후속타자 김동혁은 투수 앞 땅볼로 출루했는데 중견수와 투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타자 김동혁은 2루까지, 고승민은 3루까지 밟았다. 나승엽은 볼넷을 얻어 걸어갔고 KIA 배터리가 포수 한준수-투수 곽도규에서 포수 김태군-투수 김사윤으로 바뀌었다. 이정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고승민이 홈인하면서 롯데는 드디어 15-14로 역전했다.

그러나 KIA는 8회초 다시 한 점을 따라가면서 15-15,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롯데는 9회말 삼자 범퇴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연장 10회말 롯데는 선두타자 나승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정훈이 번트를 대 1사 2루가 됐다. 오선진이 우전 안타를 치며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서동욱이 1사 만루에서 아웃됐고 황성빈이 2루 땅볼을 쳐 기회가 무산됐다.

결국 연장 12회까지 경기가 진행됐고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5일 사직 KIA전에서 선발 등판한 롯데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편 이날 양 팀 선발 투수는 난타전의 희생양이 됐다. 롯데 선발 나균안은 1.2이닝 7안타 1홈런 6볼넷 2삼진 8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선발 등판 전날 자기 관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던 나균안은 홈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KIA 선발 네일도 난타전을 이겨낼 수 없었다. 네일은 5이닝 11안타 1홈런 2볼넷 4삼진 9실점 4자책을 기록했다. 네일이 KBO리그 진출 후 두자릿수 안타를 내준 건 올시즌 처음이다.

사직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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