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이 일찍 나가지 않게…” 코리안특급 19세 조카의 깜짝 쾌투, 영웅들 야구는 이런 맛이 있다[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코리안특급 조카의 깜짝 호투.
키움 히어로즈의 2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6-5 재역전승에는 로니 도슨의 9회말 끝내기안타, 그에 앞서 NC 유격수 김주원의 결정적 포구 실책이 있었다. 9회초 1사 2루서 2루 주자 박민우가 상대 폭투에 3루 진루를 시도하다 횡사한 것도 터닝포인트였다.
그러나 경기 전체의 흐름을 보면, 비록 승패와 무관했으나 키움 선발투수 김윤하(19)의 호투가 신선함을 제공했다. 키움은 늘 그렇게 유명하지 않던, 눈에 띄지 않던 선수가 갑자기 좋은 활약을 펼쳐 경기흐름을 흔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 의해 팀을 수렁에 빠트리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키움은 전반기 내내 고정 선발투수가 사실상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정도다. 토종 투수들 중에선 하영민이 가장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돈다. 고정 5선발은 꿈꾸기 어려운 팀이다. 이날 전까지 무려 8명이 1경기 이상 선발 등판했다.
이날 9번째 토종 선발투수가 탄생했다. 장충고를 졸업하고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한 우완 김윤하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조카로도 유명하다. 박찬호 사촌누나의 아들이 김윤하다. 이날 전까지 1군 7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10.13에 불과했다.
그러나 2군에선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었다. 비록 2군 성적도 8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6.04이긴 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이날 과감히 김윤하를 선발투수로 예고했고, NC의 허를 찔렀다. 김윤하는 5이닝 1피안타 2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했다.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144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우전안타를 맞은 뒤 5회까지 단 1명의 타자에게도 안타를 맞지 않았다. 물론 사사구 3개가 섞였지만 실점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패스트볼 최고 147km에 커브와 포크볼을 섞어 NC 타자들을 당황시켰다.
NC 타자들이 키움을 한번도 상대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김윤하는 3월26일 NC를 상대로 구원 등판, 2.1이닝 4피안타 3탈삼진 5볼넷 3실점했다. 결국 김윤하가 3개월만에 NC 타선에 제대로 복수한 셈이었다.
1회 2사 1,2루서 권희동에게 커브로 2루수 뜬공을 유도했고, 2회 2사 2루서 서호철을 144km 패스트볼로 1루수 땅볼 처리했다. 이후 3~5회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홍원기 감독은 “김윤하가 첫 선발인데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투구를 해줬다. 5회까지 본인의 역할 완벽히 수행했다”라고 했다.
김윤하는 "화요일 선발이기 떄문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 형들이 일찍 나오지 않게 하자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 부분은 어느정도 지킨 것 같아 뿌듯하다. 1군에서 선발은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됐지만, 형들의 도움도 받고, 이닝을 거듭하면서 심적으로 안정이 됐다. 직구와 스플리터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커브가 제구가 잘 돼 이닝을 끌고 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끝으로 김윤하는 "많은 선배가 조언을 해주셨다. 특히 헤이수스 선수가 선발 투수 루틴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줬다. 또 NC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서도 알려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오늘 어머니 생신이다. 비록 경기장에 오시진 못 했지만, 방송을 통해 지켜보셨을 것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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