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포천 372고지 539명’
<시사기획 창> ‘포천 372고지 539명’
■ 포천 무동산 일대 투입된 육사 생도 539명
1950년 6월 25일 한국전 발발 당시 육군본부는 전방의 상황이 악화하자 당시 육군 사관학교 생도들에게 포천 지역의 서파-퇴계원 쪽에서 북한군의 진격을 차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임관을 20여 일 앞둔 육사 생도 1기생 262명 전원과 입교한 지 불과 20여 일밖에 안 된 육사 생도 2기 277명 등 모두 539명이 북한군 남침 저지를 위해 포천시 무동산 372고지를 중심으로 배치됐다. 말이 사관학교 생도들이지 그들의 나이는 19살 안팎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임관 전 전사자 151명, 임관 후 95명 전사
26일 오후 생도들은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을 상대로 무동산 372고지 일대에서 전투를 했지만, 병력은 물론, 소총 박격포 등 기본 무기밖에 없었던 데다 탄약 등도 부족해 방어에 실패했다. 이후 생도들은 후퇴하면서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하라는 명령에 따라 광나루, 판교, 수원 등지로 이동하며 북한군과 전투를 벌였다. 결국, 생도대는 7월 6일 대전에 도착할 때까지 1기생 65명 2기생 86명 등 모두 151명이 군번도 없이 생도 신분으로 전사했다. 살아남은 생도들은 소위로 임관한 뒤 계속해서 전투에 투입돼 1·2기생 합쳐 90여 명이 더 희생됐다. 이렇게 한국 전쟁으로 전사한 1·2기 생도들은 595명 가운데 246명 5명 가운데 2명꼴이다.
■ 대한민국은 이들의 존재와 희생을 잊었다?
살아남은 1기 생도는 나중에 육사 10기라는 정식 기수를 얻었지만, 생도 2기는 입교만 했을 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졸업도 못 했다며 정식 기수를 받지 못했다. 육군 사관학교는 한때 생도 2기에 대한 입교 사실부터 생도들이 포천 전투에 참전해 희생됐던 사실까지 외면했다. 그들은 용맹했고 군인으로서의 본분을 다했건만, 이들에 대한 기록과 추모는 이들의 유해처럼 오랫 동안 땅 속에 묻혀 있었다.
■ 최고의 예우?... 일부 전사 생도들 기본 예우도 못 받아
생도들의 참전과 희생 그리고 생도 2기생이 육사인으로서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는 1993년 출범한 김영삼 정부가 하나회를 해체한 이후다. 생도 2기생들은 1996년 5월 육사 개교 50주년을 맞아 전원이 명예 졸업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명예만 회복됐을 뿐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일부 생도들은 현재도 호국 유공자로서 최고의 예우는 둘째 치고 기본 예우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기획 창’의 취재결과 일부 생도의 경우 국가가 관리하는 전사자 명부에 이름이 없거나 전사 일자와 장소 계급 등이 잘못 올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충원 등 추모 시설에도 이름이 없거나 위패가 두 개가 제작돼 있는 등 수십건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제야 나선 육사 후배들… 625 참전 육사 생도 기념사업회 발족
육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은 지난해 6월 학술 세미나를 시작으로 생도 1·2기의 업적을 기리고 찾아내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말 625 참전 육사 생도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져 국가 보훈 단체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생도가 세상을 떠난 데다 남은 생도들마저 고령으로 거동은 물론 대화가 쉽지 않다. 그들의 명예는 어떤 식으로 기억하고 존중받아야 할까? <시사기획 창>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통해 묻고 있다.
취재기자: 이영현
촬영기자: 유성주
영상편집: 김대영
자료조사: 황현비
조연출: 최명호
방송예정일 : 2024년 6월 25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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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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