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진화 실패가 피해 키워..."관련 법 정비 시급"
리튬에 붙은 '금속화재'…일반 소화기로는 못 꺼
각종 장비 개발해도 불 커지면 손 쓸 수 없어
초기진화가 핵심인데…관련 법은 '걸음마'
[앵커]
리튬전지 공장 화재 당시 작업자들이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반 소화기로는 끌 수 없는 화재가 늘어나는 만큼 관련 법을 빨리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무려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배터리 공장 화재.
피해를 키운 건 초기 진화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작업자들이 소화기를 뿌려봤지만 효과가 없었고 불은 더욱 커졌습니다.
배터리 속 리튬에 불이 붙어 일반 소화기로 끌 수 없었던 겁니다.
[김진영 / 경기 화성소방서 재난예방과장 : 배터리 셀을 모아둔 곳에서 작은 불꽃과 함께 연기가 나왔고,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실패했습니다. 배터리에서 화재가 났을 경우 소화기는…(적응성이 없습니다.)]
이런 금속 화재에 대응해 이동식 수조에 차를 통째로 집어넣거나, 굵은 봉을 배터리에 꽂아 물을 뿌리는 장비까지 개발하는 등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불이 커진 다음에는 사실상 손 쓸 수가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김수근 / 대구 달성소방서 대응구조과 : 현장에서 일반적인 화재가 아닌 금속화재라고 판단되면 이런 소화 약제를 동원해서 부분적으로 끄고 있는데, 아직 리튬 금속화재에 완벽하게 적응성이 있는 소화 약제는 없다고 전문가들도 얘기하고 있고요.]
결국, 초기 진화가 중요한데, 금속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D급 소화기'와 관련한 법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일부 의무 비치 조항이 있지만 명확하지 않고, 어기면 제재하는 내용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준 / 한국교통연구원 방제센터 연구위원 : D급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가 돼 있었다면 당연히 사업자들이 설치했을 텐데, 의무사항으로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영세하거나 그런 업체도 있을 텐데 이들이 얼마나 비치했을지 상황 파악도 안 돼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와 킥보드 등 리튬전지를 활용한 제품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만큼 금속 화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소화기를 비치하는 등 법 정비가 시급합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 이규 전대웅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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