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켈리, 9회에 깨진 퍼펙트 게임
LG 우완 투수 케이시 켈리(35)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25일 잠실구장을 찾은 홈 팬들 함성이 거세졌다. 켈리는 8회까지 삼성 타자 24명을 상대하면서 단 한 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시속 149㎞까지 찍은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뽐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출범 43년 만의 첫 퍼펙트게임에 아웃카운트 3개만을 남겨 두고 있었다.
9회초 삼성 선두 타자는 7번 윤정빈. 체인지업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켈리는 다시 체인지업(시속 134㎞)을 구사했다. 프로 3년 차 윤정빈이 배트를 돌렸고, 강하게 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졌다. 퍼펙트게임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안타까워하던 켈리는 이내 여유를 되찾았다. 후속 타자 강민호를 병살 유도했고, 대타 김헌곤을 우익수 뜬 공으로 아웃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퍼펙트게임은 놓쳤지만 무사사구에 27타자 완봉승(1피안타 3탈삼진). 27타자 완봉승은 역대 5번째이며 2000년 5월 손민한(롯데) 이후 24년만이다.
켈리의 올해 성적은 4승7패(평균자책점 4.66).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던 에이스답지 않은 성적이다. 한동안 퇴출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긴 갈색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 때문에 ‘잠실 예수’로 통하는 켈리는 “오늘 경기를 통해 빠른 공을 던지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3위 LG는 2위 삼성을 4대0으로 눌렀다. 2회 말에 문보경의 3점 홈런 등 안타 4개와 볼 넷 1개를 묶어 4점을 뽑았다. 삼성은 5연승 뒤 첫 패배다. 선발 원태인이 6이닝 4실점하며 패전 채임을 졌다.
대전에선 한화가 두산을 5대4로 따돌렸다. 부상 중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를 일시 대체하기 위해 영입한 라이언 와이스가 6이닝 무실점(4피안타 7탈삼진)하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두산은 4연패에 빠졌다. KT는 SSG를 6대1로 꺾었다. 장성우가 3회 결승 3점포를 쐈고, 선발 투수 고영표가 7이닝을 실점 없이 막고 승리(2승2패)를 따냈다.
키움은 NC에 6대5로 역전승했다. 4-5로 뒤지던 9회 말 2사 1-2루에서 로니 도슨이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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