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즌이었다" 퍼펙트 깨지고 눈물 흘린 잠실예수…"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케이시 켈리가 아웃카운트 3개를 남기고 KBO리그 역대 최초 퍼펙트게임 도전에 실패했다. 그래도 27타자 상대 완봉승이라는 대기록은 완성했다. 불과 한 달 전에는 교체 위기에 놓였던 투수의 극적인 반전이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9이닝을 1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완봉승을 달성했다. 그것도 KBO리그 역대 최초 27타자 상대 완봉승이다. 1피안타 완봉승, 무4사구 완봉승은 KBO리그 역사에 있었지만 27타자만 상대한 완봉승은 한 번도 없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는 팬들의 성원에 감정이 올라왔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울고 싶어서 운 것은 아니었다. 팬들의 에너지를 느꼈고 그 힘을 받아서 잘 던질 수 있었기 때문에 감동을 받아서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또 "한 번에 3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씩, 공 하나에 집중하려고 했다. 이런 상황이 오면 더 잘하려다 기록이 무산되곤 하는데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순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여서 그 느낌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9회 선두타자 윤정빈에게는 체인지업을 던지다 중전안타를 맞았다. 켈리는 "바깥쪽으로 낮게 잘 들어갔다. 좋은 공이었는데 상대가 쳤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경기 중에 벌어질 수 있는 하나의 상황이었다"고 얘기했다.
안타를 맞은 켈리는 글러브로 입을 가리고 크게 소리지른 뒤 다시 투구에 집중했다. 박수를 보내는 LG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여유도 보였다. 켈리는 "팬들에게 고맙다고 했고, 또 윤정빈 선수에게 보내는 의미도 있었다"며 웃었다. 안타가 나온 뒤 했던 말이 무엇인지, 곁에서 인터뷰를 듣고 있던 두 아이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이었는지 묻자 활짝 웃으며 "그건 어렵다. 뭔지 아실 거다"라고 했다.
켈리는 2024년 6월 25일이 언젠가 은퇴한 뒤에도 잊지 못할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런 기회를 흔하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8회까지)안타도 안 맞았고, 점수도 안 줬고, 볼넷도 몸에 맞는 공도 없었다. 어쩌다 한 번 오는 기회라서 굉장히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한국시리즈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겠지만 오늘도 두 번째로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고 밝혔다.
물론 수비 도움도 있었다. 6회에는 1루수 오스틴 딘이 안주형의 낮게 날아오는 라인드라이브를 안정적으로 처리했고, 7회에는 구본혁이 구자욱의 머리 위로 뜬 타구를 처리해냈다. 켈리는 "선수들의 수비를 볼 때마다 놀랐다. 우리는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팀이다. 늘 든든하게 생각한다"며 "최고의 야수들과 함께 야구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 역대 9회 퍼펙트 무산 사례
1982년 8월 15일 삼성 황규봉 vs 삼미 슈퍼스타즈
9회 1사 후 양승관에게 안타 허용
2007년 10월 3일 두산 다니엘 리오스 vs 현대 유니콘스
9회 1사 후 강귀태에게 안타 허용
2022년 4월 2일 SSG 윌머 폰트 vs NC 다이노스
9이닝 퍼펙트 후 연장 10회 교체
▶ 역대 8회 퍼펙트 무산 사례
1997년 5월 23일 한화 정민철 vs OB 베어스
8회 1사 후 심정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포수 패스트볼
2011년 8월 5일 LG 벤자민 주키치 vs 한화 이글스
8회 2사 후 이양기에게 안타 허용
2012년 6월 24일 롯데 이용훈 vs LG 트윈스
8회 1사 후 최동수에게 안타 허용
2017년 9월 15일 SK 스캇 다이아몬드 vs 두산 베어스
8회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 허용
2018년 4월 18일 넥센 최원태 vs NC 다이노스
8회 1사 후 최준석에게 안타 허용
2023년 4월 18일 삼성 백정현 vs 키움 히어로즈
8회 1사 후 에디슨 러셀에게 안타 허용
이번 완봉승은 켈리의 두 번째 완봉승이다. KBO리그 2년차였던 지난 2020년 한 차례 완봉승을 기록했다. 10월 9일 잠실 NC전에서 9이닝을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LG는 10일 NC와 더블헤더를 앞두고 있어 불펜을 아껴야 했다. 켈리의 이날 9이닝 역투는 10일 더블헤더 독식의 발판이 됐다.
올해는 한 차례 완투가 있었다. 8이닝 6실점 완투패였다.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6점을 내주면서도 8이닝을 홀로 책임졌다. 이 완투 역시 불펜에 큰 힘이 됐다. LG는 14일부터 16일까지 잠실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 내내 2점 차 안쪽의 치열한 승부를 펼친 끝에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켈리의 13일 완투가 아니었다면 2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켈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어 준 경기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를 통해 내가 이렇게 강한 공을 자신있게 던졌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늘을 즐기겠지만 내일은 새로운 날이다. 계속 열심히 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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