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게임 문턱까지 간 켈리 “KS 다음으로 기억 남을 경기..반등 자신감 생겼다”
[잠실=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켈리가 완봉승 소감을 밝혔다.
LG 트윈스는 6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LG는 4-0 완승을 거뒀다.
선발등판한 켈리는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완봉승을 거뒀다. 8회까지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펼친 켈리는 KBO리그 역대 최초 퍼펙트 게임에 도전했지만 9회 첫 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이 무산됐다. 하지만 9이닝을 27명의 타자로 마치는 완벽투로 시즌 4승에 성공했다.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 평균자책점도 5.13에서 4.66까지 낮아졌다.
경기 종료 후 중계방송사 인터뷰를 진행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 켈리는 "울려고 운 것은 아니다"며 "8,9회 팬들이 정말 큰 성원을 보내주셨다. 그 에너지를 느꼈고 그 힘을 받아서 공을 잘 던질 수 있었다. 그 부분에 감동을 받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웃었다.
8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켈리는 "9회 마운드에 올라갈 때 다른 생각은 안하려고 했다. 그냥 아웃카운트 하나씩 잡으면서 공 하나하나 집중하려고만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뭔가를 더 하려다가 무산이 되기도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말자고 했다. 오늘 경기는 단순하고 빠르게 진행됐는데 그 느낌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9회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이 무산됐다. 켈리는 "체인지업을 잘 던졌는데 상대가 잘 쳤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고 당시 순간을 돌아봤다. 안타를 맞은 뒤 어떤 혼잣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다들 아시지 않느냐"고 웃었다. 그 순간 격한 단어가 터져나오는 것은 역시 '인지상정'이었다.
안타를 허용한 뒤 포수 박동원이 마운드에 올라 켈리와 이야기를 나눴다. 켈리는 "박동원이 '우리가 퍼펙트 게임 직전까지 왔는데 이것도 얼마나 멋있냐. 정말 잘했다'고 하더라. 사실 그런 상황에서는 집중하기 어렵다. 퍼펙트 게임을 위해 모든 것을 쌓아온 것이 한 순간 무너지는 느낌이기 때문이다"며 "박동원이 경기를 잘 끝낼 수 있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돌아봤다.
켈리는 안타를 허용한 뒤 1루를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를 했다. 켈리는 "팬들이 모두 (퍼펙트 게임을)기대하고 있지 않았나. 기대해주고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였다"며 "안타를 친 윤정빈에 대한 존경의 의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켈리는 "오늘 경기는 굉장히 특별한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야구 선수로서, 투수로서 이런 기회는 흔하게 얻을 수 없다. 물론 한국시리즈 등판이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이겠지만 오늘 경기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웃었다.
켈리는 "이제 구속이 올라오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이고 기분이 좋다. 시즌 초에는 구속이 올라오지 않는 것이 답답했다. 그래서 훈련을 많이 했다. 내가 어떤 투수였나부터 돌아보며 실마리를 풀어갔다. 또 이제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이다. 여름은 구속이 오르는데 도움이 된다. 이제는 빠른 공을 던지던 투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최근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음을 밝혔다. 반등에 대한 자신감도 생긴 경기였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LG 에이스로 마운드를 지켰던 켈리는 올해 크게 부진하며 입지가 좁아졌다. '교체설'도 계속 맴돌고 있는 상황. 켈리는 "오늘 경기는 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등판이었다. 오늘 등판을 통해 '내가 몇 년 전에는 이렇게 강한 공을 자신있게 던졌지'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 느낌을 잘 살려서 다른 것을 바꾸지 않고 똑같이 최선을 다해 훈련하며 임할 것이다"며 "오늘 이 순간을 즐기고 내일은 다시 잊고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사진=켈리)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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