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사태’는 빼고…한·일 재무장관, 환율 방어 협력 논의
러시아 향해 “전쟁 중단” 메시지도
한·일 재무장관이 최근 원화·엔화 가치의 동반 하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며 적절한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4월 한·미·일 3자 재무장관회의 이후 두 달여 만에 만나 구두개입성 발언을 다시 내놓은 것이다. 양국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9차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두 장관은 양국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가기로 했다. 최근 글로벌 강달러 기조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엔·달러 환율은 160엔선을 위협하는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환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 장관은 지난해 재개된 한·일 통화스와프가 양국의 금융 안전성을 강화한다고 보고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또 “러시아의 전쟁은 공급망 교란, 에너지 및 식량 불안정 심화 등 세계 경제의 어려움을 악화시킨다”며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증진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인 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일 재무장관이 외교 사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지난주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미·일 밀착을 중시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기조와 연결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장관은 양국 최대 현안인 ‘라인야후 사태’는 공식 의제로 삼지 않았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라인야후 사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할이고 양국 재무부가 관할하는 이슈가 전혀 아니기에 애초 의제 조율 대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것은 8년 만이다. 내년엔 일본에서 제10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윤나영·박상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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