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인 22대 첫 과방위, 거부·거부 또 거부

박서연, 박재령 기자 2024. 6. 2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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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KBS사장 "언론자유 침해" 주장 출석 거부
방통위, YTN 민영화 관련 심사 자료 제출 거부
류희림 방심위원장, 민원 사주 의혹 답변 거부

[미디어오늘 박서연, 박재령 기자]

▲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앞줄 왼쪽)과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앞줄 오른쪽)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우여곡절 끝에 22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정상화됐지만 피감기관장이 불참하거나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방송장악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 간 날 선 공방도 이어졌다.

25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KBS 등 기관 현안 질의가 열렸지만 박민 KBS 사장이 불참했다. 과방위는 오후 8시 회의에서 박민 KBS 사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박민 KBS 사장은 국회 출석요구에 “공영방송 사장이 출석할 경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 자유가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오후 3시30분까지 출석해달라”고 압박했지만 박민 사장은 끝내 불출석했고 최민희 위원장이 고발하겠다고 하자 여야 의원 간 언쟁이 이어졌다.

최민희 위원장은 박민 사장이 지난 19일 대통령 주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통령을 뵙고 견마지로를 맹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국회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공영방송 독립을 운운하며 불출석하는 것은 허용할 수가 없다”며 “반드시 관련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의 YTN 민영화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방통위가 대부분의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특히 유진그룹의 YTN 인수 신청 서류와 심사 관련 주요 자료들은 통째로 빠졌다. 방통위는 “기업의 영업상 비밀을 포함하고 있어 제출이 어렵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껍데기만 제출한 셈”이라며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기망행위”라고 했다. 그는 “도대체 뭘 숨기려고 그러는 건가. 영업 비밀이 담겼다는 게 거부 사유인데, 방통위엔 법률 전문가가 없나. 직무상 비밀에 속하는 것도 제출 거부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민원 사주 논란 이후 처음으로 국회에 출석한 류희림방심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직간접적인 이해관계자 40여 명이 100여 건 이상의 (심의) 민원을 제기했지 않았냐”라며 “왜 심의를 회피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그는 “이해충돌 방지법이 있다. 공직자 직무 관련자가 사적 이해관계자인 걸 알면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 소속 기관장에 이 사실을 서면으로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해야 하는데 류희림 위원장은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용욱 기자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이에 “현재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조사와 경찰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현재 류 위원장은 지난해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방심위에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인용 보도 관련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하게 했다는 '민원사주' 의혹이 제기돼 권익위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방심위는 뉴스타파에 인터넷언론 대상 초유의 심의를 강행했고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 보도한 KBS·MBC·JTBC 등에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여야가 함께한 22대 과방위 첫 전체회의는 여러 차례 고성이 오가고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MBC와 소송 중인 것을 놓고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며 김장겸 의원의 과방위 회의 회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사과와 정회를 요구했고,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수용하지 않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0분 간 퇴장하기도 했다.

김장겸 의원은 최민희 위원장을 향해 “조금만 더 있으면 (민주당의) 어머니로 등장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훈기·노종면·이정헌 의원 등의 전과를 거론하며 “이재명 의원은 이미 전과 4범의 수많은 비위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현안 질의를 해달라”며 마이크를 끄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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