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화’ 앞둔 백양터널, 통행료 계속 받겠다는 부산시
부산시가 징수기한 만료가 임박한 백양터널 통행료를 계속 받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민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 백양터널 운영을 부산시설공단에 위탁하고, 통행요금을 계속 유료화 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백양터널은 부산진구 당감동~사상구 모라동을 잇는 2.4㎞의 왕복 4차선 도로 터널이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한 공사로 민간기업 맥쿼리가 운영하며 통행료(소형차 900원)를 받았다. 통행료 징수는 2025년 1월9일 종료 예정이었다.
부산시는 유료화 이유로 ‘효율적인 교통서비스 제공’을 앞세우고 있다. 무료화하면 차량이 몰려 혼잡해진다는 설명이다. 일일 통행량이 41% 증가해 하루 1만6000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부산시의 추산이다. 시민단체는 통행량이 백양터널과 비슷했던 동서고가로, 만덕2터널, 황령터널은 무료화 후 통행량이 28%에서 37.7%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시는 또 민간 운영 종료 시점과 새 유료터널(신백양터널) 개통 시점 사이에 시차(5~10년)가 있어 이 기간 요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신백양터널은 기존 백양터널을 왕복 7차선으로 증설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운전자들이 확장이 끝난 신백양터널을 이용하면서 통행료를 내면 짧은 기간 유료-무료-유료 통행이 반복돼 일관성 있는 도로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부산시의회도 도마에 올랐다. 시의회는 지난해 ‘부산시 민자도로 유지·관리 및 실시협약 변경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공공부문(부산시)이 유료 민자도로 관리·운영권을 이관받을 때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지난 18일 부산시의 통행료 징수 연장안을 승인하고 통과시켰다.
윤경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공동대표는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안을 결정하면서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공론화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았다”며 “유료화 문제뿐 아니라 백양터널 증설도 공개성의 원칙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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