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켈리, 9회에 깨진 퍼펙트…삼성전,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
3위 LG, 2위 삼성 5연승 저지…0.5게임 차 추격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5)가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쳤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켈리는 2020년 10월 9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3년 8개월 만에 KBO리그 개인 통산 2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완투는 지난 13일 삼성전(8이닝 6실점)을 포함해 이날이 3번째다.
그는 8회까지 24타자를 상대로 안타, 볼넷, 사구, 실책조차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퍼펙트 게임이 기대되는 피칭이었다.
그러나 9회 첫 타자 윤정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대기록이 깨졌다. 그래도 강민호를 병살타, 대타 김헌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27타자로 경기를 마쳤다.
무사사구 완봉승은 리그 통산 140번째, 올 시즌은 애런 윌커슨(롯데, 6월4일 KIA전)에 이은 2번째다.
켈리는 시즌 4승(7패)째를 따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13이었던 켈리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단숨에 4.66까지 낮아졌다.
켈리는 이날 5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을 상대로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했다.
그는 1회부터 김지찬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이재현은 8구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구자욱마저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다.
2회는 뜬공 세 개였다. 데이비드 맥키넌을 풀카운트 끝에 중견수 뜬공, 김영웅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박병호는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문보경의 3점홈런을 포함해 4점의 리드를 얻은 켈리는 순항을 이어갔다. 3회는 땅볼 세 개였다. 선두 윤정빈을 2루수 땅볼,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안주형마저 1루 땅볼로 잡았다.
4회엔 선두 김지찬과 7구 접전을 벌인 끝에 1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재현은 2구 만에 3루 땅볼, 구자욱도 2구 만에 3루 파울플라이였다.
켈리는 5회에도 흔들림 없었다. 맥키넌을 투수 앞 땅볼로 잡은 그는 김영웅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박병호를 삼진 아웃 시켰다.
5회까지 투구 수가 단 58구였던 그는 6회에도 기세를 이어갔다. 윤정빈을 좌익수 뜬공, 강민호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보냈고 안주형은 초구에 1루수 직선타로 잡았다.
7회는 변수가 발생해 최대 위기가 나왔다. 선두 김지찬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는데, 1루심이 페어콜을 한 뒤 파울로 번복했다. LG에선 곧장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긴 시간의 판독 끝에 페어 선언과 주자의 아웃이 인정됐다.
한숨을 돌린 켈리는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 구자욱은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켈리의 구위는 8회에도 여전했다. 그는 선두타자 맥키넌에게 3볼 1스트라이크로 몰렸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김영웅과도 7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1루 땅볼 처리했다. 이어진 박병호와의 승부에선 이날 경기 세 번째 탈삼진을 솎아냈다.
잠실에 모인 관중들은 켈리의 이름을 연호했고, 관중석에 앉은 켈리의 부인도 환호했다.
모두의 이목이 쏠린 9회초, 켈리의 기록이 순식간에 날아갔다.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던진 2구째 체인지업이 공략 당하면서 2루 베이스를 지나가는 중전 안타가 됐다.
관중들의 탄식이 이어졌고 켈리도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포수 박동원을 끌어안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퍼펙트, 노히트노런까지 모두 깨졌지만 켈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강민호를 3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했고, 대타 김헌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KBO리그 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은 이번에도 무산됐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선 현재까지 퍼펙트게임 없이 노히트 노런만 14차례 나왔다.
켈리의 역투 속에 승리한 LG는 시즌 전적 43승2무34패로 3위를 유지했다. 5연승이 끊긴 2위 삼성(43승1무33패)과의 격차는 0.5게임 차로 좁혔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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