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 홈 경기 오픈런엔 이유가 있다
선수와 팬 스킨십 늘리자 ‘인기’
프로야구 삼성의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이른바 ‘라팍’에는 홈 경기 티켓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특정 좌석을 향한 ‘오픈런’이 펼쳐진다.
올 시즌 라팍을 찾는 팬들이 늘어나면서 구단은 지난 4월 말부터 ‘블루 모먼트’라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팬 사랑에 응답하기 위해 팬과 선수가 만나는 접점을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경기 시작 30분 전 선수들이 웜업을 할 때 3루 내야석 중 그라운드 쪽으로 살짝 튀어나온 ‘익사이팅존’의 그물이 내려간다. 경기 중에는 파울볼 타구 부상을 막기 위해 앞에 세워진 그물이다. 그러면 팬과 선수들 사이에 허들이 사라진다. 선수들이 자연스레 익사이팅존으로 향할 수 있고, 이때 팬들은 선수들과 사인도 하고 촬영도 한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선수들과 팬들의 소통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은 구조였다. 선수들은 주로 지하 주차장으로 출퇴근을 한다. 팬들은 주차장 앞에서 선수들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차에 타고 있는 선수가 팬과 소통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삼성이 좀 더 팬과 선수 사이의 스킨십을 늘리고자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렇다보니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3루 익사이팅존 좌석은 불티나게 팔린다. 온라인상에서도 ‘익사이팅존에서 몇시쯤 가면 사인을 받을 수 있느냐’는 물음이 종종 올라온다. 좌석을 구매하더라도 맨 앞줄에 서 있어야 선수들과 소통이 더 용이하기 때문이다. 티켓 예매를 위한 ‘오픈런’까지 생겼다. 경기 시작 30분 전 그물이 내려가면 짧게나마 사인회가 진행된다.
그렇다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미니 사인회에서 가장 바쁜 선수는 누구일까. 구단 관계자는 “가장 사인을 많이 하는 선수는 김지찬”이라고 귀띔했다.
김지찬은 2020년 입단해 성장하면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63㎝의 키로 데뷔 초반에는 ‘최단신’이라는 수식어로 관심을 받기도 했으나 이제는 팀에서 어엿하게 자리를 잡아 맹활약 중이다. 김지찬 말고도 2000년대 초반생 젊은 선수들도 사인 요청을 많이 받는다. 이재현, 김영웅 등 올 시즌 팀의 주축이 된 젊은 선수들은 팬들의 사랑에 경기력은 물론 찰나의 팬 서비스로 보답하고 있다. 이성규도 이 시간에 충실한 선수 중 하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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