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퍼펙트게임!' 돌아온 '잠실 예수' 켈리의 완봉, 모두가 즐긴 완벽한 순간을 선사하다 [잠실 현장리뷰]

잠실=안호근 기자 2024. 6. 25. 20: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왼쪽)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방출 위기에 몰렸던 케이시 켈리(35·LG 트윈스)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잠실 예수' 켈리가 43년 한국 프로야구 역사 탄생 앞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02구를 던져 1피안타로 아쉽게 퍼펙트 피칭을 놓쳤지만 완봉승을 거뒀다.

1982년 출범 후 42년 동안 KBO 역사에서 안타와 볼넷, 실점까지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피칭은 한 번도 없었다. 사사구까진 허용되는 노히트 노런은 14차례 있었다. 이 또한 최근 기록은 5년 전인 2019년 4월 21일 삼성 덱 맥과이어가 한화전에서 작성한 것이었다.

올 시즌 완투는 단 3번, 완봉은 한 차례에 불과할 만큼 투수가 9회를 버티는 것도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 그렇기에 켈리의 완벽투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됐다.

2019년 첫 KBO리그 무대에 입성한 켈리는 그해 14승 12패 ERA 2.55를 기록한 뒤 올해까지 6시즌 째 LG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68승 38패로 LG의 믿고 보는 선발 카드였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올해는 부진이 이어졌다. 지난달까지 2승 6패 ERA 5.60으로 반등하지 못하던 켈리는 지난해에도 7월까지 ERA 4.53으로 부진했고 교체 여론까지 불거졌었던 켈리다. 올해에도 다시 한 번 교체 가능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이달 들어 반등했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상)를 작성했고 지난 13일 삼성전에선 6실점했지만 올 시즌 최다인 8이닝을 버텨내기도 했다.

상대 선발이 삼성 에이스 원태인이었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켈리였다. 삼진은 3개에 불과했지만 간결한 투구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자유자재로 제구를 했고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는 정타를 맞히지 못했다. 단 하나의 피안타와 볼넷 허용도 없었다. 6회까지 투구수는 단 66구 퍼펙트.

특히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만 두 차례 6실점 경기를 펼치며 3경기 2패 ERA 6.86으로 고전하던 켈리였기에 더 짜릿한 역투였다.

7회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지찬의 1루수 땅볼 때 1루심이 페어 선언을 했고 1루수 오스틴이 공을 놓쳤다. 오스틴이 잽싸게 1루 커버를 들어갔지만 오스틴이 공을 다시 잡아 다이빙을 해 1루를 먼저 터치했다. 그러나 판정은 파울이었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중요한 상황에서 LG 측에선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주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켈리로선 기분 좋게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왼쪽)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2사에서 구자욱의 타구가 유격수 구본혁의 키를 넘어 절묘한 곳으로 향했다. 자칫 기록이 깨지는 것인지 불안했지만 구본혁은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았고 그 순간 켈리는 포효와 함께 세리머니를 했다. 7회까지 투구수는 76구. 충분히 9회까지 던질 수 있는 페이스였다.

켈리가 8회 마운드에 오르자 LG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첫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 승부에서 볼카운트 3-1로 몰렸다. 볼넷만 허용해도 기록이 깨질 수 있는 위기 상황. 맥키넌의 타구가 외야로 크게 뻗었지만 우익수 홍창기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김영웅의 강하게 맞은 타구도 1루수 오스틴이 잡아내 1루를 터치했다. 박병호를 상대로는 시속 146㎞ 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퍼펙트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3개. 아직 투구수가 94구로 적지 않았지만 마지막 9회를 충분히 맡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9회 마운드에 등판했고 첫 타자 윤정빈에게 1구를 체인지업으로 잡아냈지만 2구째에 윤정빈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 순간 켈리도 얼굴을 감싸쥐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허탈감에 흔들릴까 LG 벤치에서 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잠시 켈리를 독려했다. 켈리도 오히려 박동원을 달래며 웃었다. 이후 강민호에게 3루수 방면 타구를 유도했고 병살타로 주자를 지워냈다. 김헌곤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완봉승을 장식했다.

야수진도 큰 힘을 보탰다. 2회말 오스틴의 2루타, 박동원의 볼넷, 문보경의 스리런 홈런으로 일찌감치 리드를 안겼다. 문보경은 무사 1,2루 풀카운트에서 6구 한 가운데로 몰리는 시속 129.1㎞ 체인지업을 강타해 비거리 123.1m짜리 우월 홈런을 날렸다. 문보경의 시즌 10호 홈런. 이후 1사에서 신민재의 안타에 이은 도루, 안익훈의 우전 안타까지 터져 1점을 더 달아났다. 결국 LG는 4-0 완승을 거뒀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오른쪽)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