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대만의 시민 기술 단체들이 해마다 모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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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기술(civic tech) 단체인 코드포코리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결성된 단체다.
함께 공적마스크 앱을 만든 시민 해커들이 계속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만든 모임이 바로 코드포코리아다.
코드포코리아 시민 해커들은 매년 '바다를 마주하며 밋앤핵(Facing the Ocean meet&hack, 이하 FtO)'라는 이름의 행사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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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기술(civic tech) 단체인 코드포코리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결성된 단체다.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처음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을 때 시민 해커(civic hacker)들이 모여 정부가 보유한 코로나19 데이터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민 해커들은 나중에 약국에 남아 있는 마스크 재고를 보여주는 ‘공적마스크 앱’을 만들었다. 함께 공적마스크 앱을 만든 시민 해커들이 계속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만든 모임이 바로 코드포코리아다. 필자는 웹개발을 하지는 못하지만, 데이터 수집 작업(흔히 노가다라고 부르는 작업이다) 등에 기여하며 이 단체에서 활동 중이다.
코드포코리아 시민 해커들은 매년 ‘바다를 마주하며 밋앤핵(Facing the Ocean meet&hack, 이하 FtO)’라는 이름의 행사에 참가한다. 같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시민 기술 단체 회원들이 모이는 해커톤 행사다. 코드포코리아는 대만과 일본의 대표적인 시민 기술 단체인 거브제로(g0v), 코드포재팬(Code for Japan)과 함께 이 행사를 주최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FtO에 참가했는데 그동안 경험한 해커톤 행사와 크게 달랐다. 보통 해커톤 참가자들은 완성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매진한다. 행사의 종막에는 각 팀의 결과물을 평가하고, 우승팀을 정해 포상하기도 한다. FtO는 달랐다. “경쟁 없음, 멘토 없음, 상 없음, 우승자 없음, 패배자 없음, 테마 없음, 걱정도 없음. 무엇이든 해도 상관없음. 단, CoC(행동강령)를 어겨서는 안됨.”
완성과 경쟁에 대한 압박이 사라진 빈 자리는 대화로 채웠다. FtO에서 만난 대만 시빅해커 로니는 정치후원금을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내게 보여줬다. 정부에서 공개한 PDF를 변환해 만든 데이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나도 뉴스타파 고위공직자 재산 정보 사이트를 소개하며, 관보에 실린 재산 정보 PDF도 보여줬다. 둘 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이야기했지만, 서로의 정부가 더 나은 형태로 데이터를 공개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통했으리라 생각한다. 시민 해커들은 저마다 관심사가 맞는 사람들을 찾아 서로의 나라가 어떤지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대만과 일본의 시민 기술 분야 이야기를 들으며 영감을 받기도 했다. 거브제로는 탈중앙화된 커뮤니티다. 거브제로 회원들은 각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시작한다. 개별 프로젝트팀들은 격월로 열리는 해커톤에 모여 팀원들을 모으고, 프로젝트를 구체화한다. 한편 코드포재팬은 여러 개의 소속 단체(brigade)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네트워크에 가깝다. 코드포삿포로 같이 특정 지역에 기반한 단체들이 많지만, 지역에 상관없는 단체도 있다. 코드포사케(Code for Sake)는 IT기술을 활용해 전통주와 양조장들을 돕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올해 FtO 행사는 8월1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다. 한때 코드포사케가 저녁 만찬을 주관한다는 이야기에 여러 사람들이 기대를 보내기도 했지만, 행사에 미성년자도 참가하기 때문에 공식 행사에서는 금주하기로 결정했단다. 사케가 있든 없든, 우리는 시민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이고, 유익하고 즐거운 행사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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