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lobalists’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 “한국어 배우는 외국인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에 대한 관심 때문”
오는 26일 오후 5시 아리랑TV로 방송이 될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고 있는의 대표 대담 프로그램 ‘The Globalists’에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도시 탐구가로 활동하고 있는 로버트 파우저 교수가 출연해 진행자 손지애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와 대담을 나눴다.
로버트 파우저 교수는 서울을 비롯해 세계 여러 도시들을 다니며 각국의 역사와 유산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고 있는 한편 언어학자로서 7개 국어를 구사하는 등 탁월한 언어적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손지애 교수가 도시 탐구가로서 한국과 서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묻자, 로버트 교수는 “1980년대에 한국에 왔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후 서울대 교수로 부임하며 다시 찾은 21세기의 한국은 매우 많이 변화했다”면서 “한국이 발전하면서 없어지는 과거의 것들을 보며 슬프면서도 이러한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이에 손 교수가 “당시 한국은 현대화가 곧 발전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하자, 로버트 교수도 “물론 아파트들은 한국인들의 생활수준을 높여주었다”면서도 “하지만 부암동이나 서촌 같은 지역이 한국인에게도 인기인 것을 보면, 지금의 한국인들은 아파트에만 살고 싶은 것이 아니며, 따라서 서울 역시 다양한 종류의 주택을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로버트 교수가 특히 한옥의 매력에 관심이 많은 것에 대해서도 “전통적인 한옥은 대청마루와 온돌이 있어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을 위한 공간이 각각 마련돼 있고, 한옥의 방은 주인에 따라 용도를 자유자재로 쓸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언어학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로버트 교수가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게 된 계기를 묻자, 로버트 교수는 “처음에는 일본어를 전공해서 학생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는데, 당시 한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워보라’는 권유를 해 접하게 되었다”면서 “알고 보니 한국어를 통해서 일본어의 어려운 점을 해결할 수도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일본어보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나에게는 더 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가 세계적으로 AI 번역 등 기술의 발달로 인해 언어학습의 수요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하자, 로버트 교수는 “사실 모든 사람들이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는 타당한 이유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외국에서 주문을 하거나, 길을 묻는 등 실용적인 이유 때문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손 교수가 최근 한국어 학습을 하려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로버트 교수는 “실용적인 목적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관심’ 때문”이라며 “K-POP과 한국의 문화를 알고 싶은 욕구가 결국 한국어 학습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으로 로버트 교수의 다음 계획에 대해 그는 “언어에 관한 책을 지금까지 두 권 집필했는데, 세 번째로 문자의 체계에 대한 저술을 하고 있다”면서 “한글이라는 문자의 매력과 체계에 대한 책을 준비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답했다.
도시를 살피는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 교수와의 대담은 26일 수요일 저녁 5시, ‘The Globalists’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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