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서기 전 선배에게 최대 1년 실무 배운다... '수습 교사제' 도입 검토

교육부 "예비교사 실무경험 축적 차원"
수습생엔 초임교사 급여 수준 보수 검토

올 1월 부산 해운대구 송수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들이 교실을 구경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당국이 임용고시에 합격한 예비 교사가 정식 발령을 받기 전에 학교 현장에서 수습 기간을 갖는 '수습교사제'(가칭)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교육부 관계자는 "임용고시 합격 뒤부터 발령 전까지 수습 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단계"라며 "수습 기간은 초기에는 6개월, 이후에는 최대 1년까지 시행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매주 진행 중인 교원과의 차담회에서 나온 제안을 적극 검토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마련할 예정인 교원역량혁신방안에 수습교사제 도입을 포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교육대학, 사범대 등 교원 양성 기관에서는 수습교사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교직 경험 없이 곧바로 교단에 서는 것보다 발령 전까지 실무 경험이 풍부한 현직 교사의 지도를 받는 기간을 거치며 실무 역량을 높여 투입되는 게 낫다는 이유였다. 교대와 사범대에서 교생 실습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습할 학교를 찾는 것부터 쉽지 않고 실습 기간도 3, 4주로 짧다 보니, 여러 실습생이 한 반에서 겉핥기식 경험을 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이에 교단 적응력을 높이려면 선배 교사로부터 일대일로 학교 실무를 익힐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다. 수습을 거친 뒤 초임 교사로 현장에 투입되면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등에 보다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제도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

수습 교사제는 1990년 후반 도입하려다 무산된 전례가 있다. 임용고시에 합격했음에도 수습 기간 성과를 평가해 정교사 임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검토되면서 당사자들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번 제도 도입은 예비 교사의 실무 경험 축적을 돕는다는 취지로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충분한 수습 기간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실제 시행된다면 보수도 초임 교원 급여 수준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