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동남아야 한국이야?”...처음 발견된 ‘이놈’ 정체 뭔가 보니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6. 2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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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단 한번도 보고된 적 없는 동남아시아 숲모기가 제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겨울이 짧아지고 연평균 강수량이 많아지는 식으로 우리나라 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매개체 분포 변화와 그에 따른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동남아 서식 모기가 출현한 것은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뀐 영향이 크다.

숲모기 외에 동남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하늘소도 지난해 처음 제주도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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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숲모기 제주서 처음 발견
하늘소∙러브버그 아열대곤충 늘어
바이러스 매개종 확산 가능성 우려
흰줄숲모기 [사진 = 픽사베이]
국내에서 단 한번도 보고된 적 없는 동남아시아 숲모기가 제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겨울이 짧아지고 연평균 강수량이 많아지는 식으로 우리나라 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성으로 바뀌면서 매개체 분포 변화와 그에 따른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울대 연구진은 해당 숲모기가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국내에서 자체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바이러스 매개종으로 변화할지 여부에 대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5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진화·계통유전체학연구실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태국 같은 곳에서만 서식하는 ‘숲모기(Aedes laniger)’가 지난해 8월 제주 동백동 습지에서 처음 발견됐다는 논문을 공개했다. 앞서 해당 숲모기의 사촌격인 모기종이 아프리카에서 사람의 피를 뽑아먹고 특정 바이러스도 옮기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번 숲모기도 매개종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논문을 작성한 방우준 연구원은 “일단 뎅기열이나 말라리아를 옮기는 숲모기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하지만 가계도상 얼마든지 바이러스 매개체로 발전할 수 있고 비토착 전염병이 확산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남아 서식 모기가 출현한 것은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뀐 영향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1990~2020년 국내 연평균 기온은 1910~1940년에 비해 1.6℃ 상승했다. 지속적인 기온 상승은 계절 길이도 바꿔놨다. 1900년대 초반만 해도 98일간 지속했던 여름이 최근 30년 동안 118일로 길어졌고 반대로 겨울은 109일에서 87일로 줄었다. 방 연구원은 “과거에도 동남아시아에서 곤충들이 유입된 사례는 있었지만 그땐 겨울이 추웠기 때문에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죽었다”며 “하지만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곤충들 발육 기간이 짧아지고 수명은 길어지는 추세”라고 했다.

러브버그 [사진 = 연합뉴스]
이상기후 변화에 따른 생태계 교란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숲모기 외에 동남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하늘소도 지난해 처음 제주도에서 발견됐다. 최근 개체 수 확대로 논란이 되고 있는 러브버그도 일종의 아열대 곤충이다. 러브버그의 기존 서식지는 대만, 일본 남부 오키나와, 중국 남부 등이었다. 방 연구원은 “2년 전부터 국내 유입되기 시작한 러브버그는 이젠 사실상 토착화된 단계”라며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매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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