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심장도 재활이 필요하다
1985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저명한 심장 전문의 버나드 라운 박사가 처음 브링검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1950년대에는 심근경색이나 심장발작으로 진단된 환자들은 4~6주간 병상에서 절대 안정을 취하면서 의자에 앉지 못하게 하는 것이 보편화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그는 스승인 레빈 박사가 1930년대부터 침대에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는 심각한 심부전 환자를 의자에 앉혀놓음으로써 폐에 수분이 많아지는 폐부종을 예방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 이 방법을 응용하여 라운 박사가 환자를 연구 목적에 맞게 특수 제작한 크고 안락한 의자에 앉도록 하자 대부분의 의사들은 비윤리적이고 잘못된 치료라고 강력히 반대했다.
다행히 레빈 박사의 강력한 도움으로 5개월 동안 81명의 환자에게 매일 한 시간씩 의자에 앉게 했다. 의자에 앉기 시작한 환자들은 1주일이 지나면서 하루 종일 앉는 것도 가능해졌다. 그리고 놀랍게도 통증이 완화되면서 모르핀 사용량이 감소했다.
즉 누워만 있을 때 발생했던 왼쪽 어깨의 통증과 함께 손이 붓는 현상도 사라졌다. 그 뿐 아니라 절대 안정을 취하던 환자의 사망 원인 중 30%를 차지하던 폐색전증도 발생하지 않았고, 환자들은 건강한 삶에 대한 의욕을 갖게 됐다.
이 모든 것이 단지 의자에 잠시 앉아있는 것만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많은 의사들은 그 이유를 중력에 의해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몸과 다리로 이동하기 쉬어지므로 심장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생각했지만 라운 박사의 생각은 달랐다.
심각한 질환을 앓은 환자들은 자기가 죽거나 불구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수면제와 진통제에 의존하게 되고, 점점 심한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의자에 앉기 시작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 경험을 1950년대 초반 라운 박사와 그의 스승 레빈 박사가 공동으로 보고한 것이 심장 재활치료의 시작이 됐다.
심장 재활은 단기적으로 환자가 빠른 시간 내에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자와 가족에게 병의 경과를 교육하여 심리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심장 질환을 일으킨 위험인자들을 찾아서 치료하고 재교육함으로써 빠르게 건강 상태를 호전시켜 사회의 복귀를 돕는 것이다.
실제로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2375명을 대상으로 평균 6.3년을 추적한 연구에 의하면 한 번이라도 심장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사망률이 무려 47%나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 상식적으로도 치료 후에도 비만, 흡연, 스트레스, 운동 부족, 음주 등을 지속적으로 계속한다면 당연히 재발의 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심장재활 치료가 2017년부터 보험 적용이 되고 있다. 심장병이 걸리기 전에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예방하는 것이 1단계이다. 2단계는 심장병으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 활동과 심리적인 면을 분석하며 주치의의 동의 하에 운동방법을 찾아주며 질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3단계는 퇴원을 하고 외래로 다니는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빠른 회복을 유도하고 체력 저하를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때는 가벼운 운동이 필요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준다. 따라서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해서 경과를 지켜보면서 서서히 운동량을 늘리게 된다. 그리고 환자 상태에 해로운 요인들을 관찰하여 분석하게 된다. '균형잡힌 운동'과 '균형잡힌 식사'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마지막 4단계는 12주 정도 재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그동안 받은 심장 재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병원에 자주 오기 힘들 때는 평소에는 집이나 보건소, 각종 운동시설 등을 통하여 꾸준히 운동을 하도록 유도한 다음 심장재활 클리닉에서정기적으로 점검을 받게 한다.
이렇게 4 단계 구성이지만 실제로는 2단계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1단계를 제외한 3단계로 운영되기도 한다. 심장재활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명 연장과 함께 삶의 질도 크게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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