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어데예~ 스타트업은 부산이 쥑입니더"(종합)
비수도권 스타트업 투자 유치 모색…VC도 "좋은 기업 찾았다"
(부산=뉴스1) 이정후 기자 =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최하는 스타트업 축제 '부산 슬러시드 2024'가 25일 막을 내렸다. 부산·울산·경남 소재 스타트업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의 벤처캐피탈(VC) 등 1000여 명이 부산 벡스코에 모여들며 투자 유치 기회를 모색하는 등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가 모처럼 활기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슬러시드 2024는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의 개회사 및 카운트다운과 함께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행사가 시작되자 투자사 및 창업 생태계 관계자들을 기다리던 스타트업 부스 25개가 일제히 북적이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온 벤처캐피탈 관계자들은 부스 하나하나를 유심히 살펴보며 질문을 건넸다. 일부 스타트업 부스에서는 10여분 이상 머무르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행사는 세션이 진행되는 웨이브 스테이지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개회식 이후 쉴 틈 없이 진행된 세션에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창업에 대한 의견 공유가 주를 이뤘다. 특히 지역에서 스타트업을 하면서 겪었던 애로 사항과 비전 등을 이야기하며 청중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냈다.
오전 11시30분에는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비롯해 박형준 부산시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들은 30분 가량 부스를 참관하며 부산·울산·경남 지역 스타트업의 사업 소개를 들었다.
이어진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결성식'에서는 세레모니를 통해 지역혁신 벤처펀드의 성공 의지를 다졌다.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는 모태펀드, KDB산업은행, BNK금융지주(138930), 부산시청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해 1011억 원 규모의 모펀드로 결성됐다.
해당 펀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출자 사업을 시작해 총 2500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한다. 부산 지역 유망 소재·미래신산업 기업에 투자가 실시될 예정이다.
오기웅 중기부 차관은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의 출범은 우리나라 지역 벤처투자가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지역 은행 등과 함께 지역 전용 벤처펀드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오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오후에는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이 만나는 밋업존이 붐볐다. 많은 지역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 전략 고민을 나누기 위해 벤처캐피탈을 찾았다.
이날 다수의 스타트업을 만난 벤처캐피탈 중에는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곳도 많았다. 함세희 벤처스퀘어 이사는 "오늘 이야기를 나눈 기업 중 한 군데는 내부 투자 심사에 올릴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호선 광운대기술지주 대표이사는 "30억 원 정도 투자가 필요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벤처캐피탈을 연결해 주기로 했다"며 "지역과 수도권의 교류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밋업존 옆에 마련된 서프 스테이지에서는 최종 IR 경쟁에 나선 15개 팀이 발표를 이어갔다. 이번 IR 경쟁은 △학생 창업가를 위한 '유스 리그'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뉴웨이브 리그' △글로벌 진출이 목표인 '글로벌 리그' 등 3개 리그에서 각 5개 팀이 경쟁했다.
학생 스타트업으로 참여한 손가현 석별 대표는 "지금까지 IR을 몇 번 경험했지만 오늘이 가장 큰 무대"라며 "현직에 계신 분들의 피드백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번 IR 경쟁에서 최종 우승 스타트업으로는 레디스페이스(유스 리그), 로렌츄컴퍼니(뉴웨이브 리그), 이플로우(글로벌 리그)가 선정됐다. 이들은 올해 11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슬러시' 참가 기회를 얻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면 인구 소멸, 청년 이탈 등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슬러시드와 같은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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