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도 못 차린 유족들… 신원 확인 기다리며 오열 [화성 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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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락 기다리고 있어. 혹시라도, 아직 모르니까."
화성 배터리공장 화재 참사 이틀째인 26일 오후, 경기 화성시 청사 인근 모두누림센터 2층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 앞 복도에서 A씨는 누군가와 통화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의 생사라도 알기 위해 전날부터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 곳곳을 헤매던 유가족들은 이날 완전히 지친 모습으로 하나둘 대기실을 찾기 시작했다.
오후 시간대가 되자 더 많은 유가족이 대기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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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전 남편 보게 해달라” 호소
신원 확인 2명뿐… 장기화 가능성
외국 근로자는 현지서 DNA 채취
정부, 입국·통역 등 유족 지원 방침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락 기다리고 있어. 혹시라도, 아직 모르니까….”
이날 낮 12시 취재진이 찾은 대기실에는 20여명의 유가족이 부검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실 너머 복도로 이따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개XX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악몽 같은 하루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기실 옆 야외 테라스에서는 한 남성이 눈시울이 붉어진 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었다.
오후 시간대가 되자 더 많은 유가족이 대기실에 도착했다. 한 중년 부부는 먼저 와 있는 이들과 껴안으며 왈칵 눈물을 흘렸다.
신원 확인 작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망자 중 대다수는 중국 동포 등 외국인 근로자로 확인돼 가족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경찰은 현지에서 피해자 가족의 DNA를 채취하는 등 최대한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외국인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피해자 신원이 특정되면 유족 등을 대상으로 입국 및 체류, 통역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날 화재 현장을 찾은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현장 관계자에게 “외국인 피해자들에 대한 유가족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현장에 있는 소방관 등의 안전도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화성=백준무·이예림 기자, 유경민·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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