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메달 수모에 분노한 전지희의 진심 “죽기 살기식으로 뛸래요”
2024 파리 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맏언니’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는 “이번엔 ‘죽기 살기’식으로 뛰어볼래요”라고 말했다.
한국 탁구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3년 전 도쿄 대회까지 2회 연속 노 메달의 수모를 겪었던 터. 두 대회에 모두 참가해 책임감을 절감하고 있는 전지희는 생애 첫 포디움(시상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지희는 25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탁구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단식은 쉽지 않겠죠. 그래도 단체전은 다르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은 뒤 “(신)유빈이도, (이)은혜도 있어요.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국제탁구연맹(ITTF) 단식 랭킹에서 신유빈(8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4위로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은 바 있다. 이은혜는 39위에 머물러 직행에 실패했으나 치열한 국내 선발전에서 8전 전승을 거두면서 막차를 탔다.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은 “여자대표팀이 선발이 좀 늦어져 시간이 충분하지 않지만, 실력은 충분히 메달을 노릴 만 하다”고 귀띔했다. 오 감독이 믿는 구석은 역시 전지희와 신유빈이 호흡을 맞추는 여자 복식이다. 단체전의 시작을 알리는 복식에서 승리를 안고 시작한다면, 메달의 고비도 넘을 수 있다는 자평이다.
전지희는 “대표팀 전체가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하다”면서 “박수영 피지컬 트레이너가 절 따라다니면서 전성기 시절처럼 훈련을 시킨다”고 웃었다.
남자대표팀도 왼손잡이 조대성의 합류로 복식이 단단해졌다. 에이스인 장우진이 올해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부터 중국 킬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얼마든지 단체전 메달 입상을 기대할 만 하다.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복식 경쟁력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하다”면서 “6번 시드를 받은 게 아쉽지만 가장 어려운 상대인 독일만 이겨낼 수 있다면 결승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탁구의 전략 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혼합복식도 빼놓을 수 없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ITTF 혼합복식 랭킹에서 2위에 올라 결승 이전에는 중국을 만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 감독은 “남·녀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내고, 혼합복식까지 메달을 얻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며 “이 목표를 향해 남은 한 달을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진천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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