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세로 시작한 여당 전대, 친윤의 원희룡 지원이 반전 만들까

조미덥 기자 2024. 6. 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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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국토교통부장관(왼쪽부터)이 24일 국회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초선공부모임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25일 7·23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치고 약 한 달 간의 당권 레이스에 돌입했다. 한동훈 후보가 대세에 따라 당선되느냐, 다른 후보가 결선을 통한 반전 드라마를 쓰느냐로 관심이 쏠린다. 한 후보는 자신의 ‘반윤석열’ 이미지를 희석시키며 대세를 굳히려 하고 있다. 하지만 친윤석열계가 원희룡 후보를 전격 지원하며 한 후보와 대립 구도를 형성해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한 후보 측은 레이스 초반 대세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한 후보 측 인사는 이날 “초선 약 20명을 포함해 의원 30명 정도가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초 원내 세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중진 다수가 특정 후보의 손을 들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초·재선들 사이에 기선을 잡았다는 것이다.

한 후보는 전날 의원회관을 돌며 친윤계 핵심 이철규 의원과 김정재·강민국 의원을 만나 차담을 하며 지지를 요청했다. 이날 당 보좌진협의회 미래세대위원회와 오찬을 하며 당내 세력 확장을 꾀했다.

그는 이날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 주장에 대해 “비정상적이다. 대표가 되면 그런 주장을 막아내겠다”고 하고, 임기단축 개헌을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는 등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주장도 폈다. 전날 채널A에선 윤 대통령을 “대단히 박력있는 리더” “대단한 직관을 가진 분”으로 추켜세우기도 했다. 지난 23일 출마 선언에서 수평적 당정 관계를 강조하고,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안을 내겠다고 하면서 ‘반윤 대표’란 우려가 커지자 이를 무마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그는 자신의 채 상병 특검 주장에 대해선 “이 정도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과연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후) 재의결을 막을 자신이 있나”라고 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의 재의결을 막을 방안임을 강조한 것이다.

장동혁·박정훈·진종오 의원으로 꾸려진 한 후보 측 최고위원 러닝메이트에 맞서, 친윤계는 인요한·김민전 의원과 박진호 경기 김포갑 당협위원장을 최고위원 후보로 내세웠다. 인 의원은 당사에 후보로 등록한 후 “대통령실과 원만하게 소통하는 분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며 “한 달동안 열심히 뛰어 원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에 여성이 반드시 1명 포함돼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당선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한계와 친윤계의 러닝메이트 승부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 후보는 이날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나고 구미·김천·안동 등 경북 지역 당원협의회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 지사와 면담에서 “영남의 양아들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다음날엔 홍준표 대구시장과도 만난다. 당원이 가장 많은 대구·경북(TK)에서부터 친윤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 측근인 이용 전 의원도 원 후보 캠프 합류를 앞두고 있다.

원 후보 캠프는 이날 ‘힘의 회복’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탄핵 저지, 이재명 유죄! 원희룡이 하겠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재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여당 대표가 자신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친윤계 외곽조직인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새미준) 행사에 참석하고,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6·25 74주년을 맞아 핵무장론을 제시하며 보수층에 어필하기도 했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기독인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당내 세력 확장에 주력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중국인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화성 화재 관련 지원 대책과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당대표에 한동훈·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 등 4명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최고위원에는 장동혁·박정훈·인요한·김민전 의원과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 등 10명이 후보로 나섰다. 청년최고위원 후보엔 진종오 의원, 박진호 위원장을 비롯해 김은희 전 의원, 김소연 변호사, 김정식 전 청년대변인 등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7일 후보 자격심사를 통해 컷오프(경선배제)할 후보를 결정한다. 심사를 통과한 후보들은 내달 8일부터 17일까지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를 거쳐 23일 전당대회를 치른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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