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경기장 같은 열돔 흔해져…한반도 폭염 더 자주, 오래 간다

고재원 기자(ko.jaewon@mk.co.kr) 2024. 6.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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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이 지목된다.

민기홍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열돔 현상에 의한 강한 폭염은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면서 장마 전선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열돔 현상은 더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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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넘어 극한기후 시대
뜨거운 공기가 감싸는 열돔
5~10도 이상 기온 오르게 해
최근 온난화로 기온차 줄며
공기순환 안돼 폭염 더 심화
7월 둘째주부터 열돔 기승
"이상기후 계속 심해질 것"

◆ 기후공습 ◆

폭염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북미나 중동에서는 40~50도를 웃돌 정도로 기온이 치솟고 국내에서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지구 전체가 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지구가 '온난화' 시대를 넘어 '이상화(Weirding)'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이 지목된다. 열돔 현상은 뜨거운 공기가 돔이나 뚜껑 형태로 지면을 감싸는 현상을 뜻한다. 이 현상이 생기면 예년보다 5~10도 이상 기온이 올라간다.

열돔 현상은 기상 현상이 일어나는 고도 5~7㎞의 대류권 하층과 고도 10~11㎞ 상층에 모두 고기압이 발생했을 때 나타난다. 고기압은 주위보다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은 곳으로 무거운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하강기류가 발생한다.

고기압권 상층과 하층에 있는 공기가 내려오면서 압축 효과가 생겨 기온이 올라간다. 순차적으로 비구름이 밀려나면서 햇빛이 지면에 더 많이 도달하고 지면 공기는 더 뜨겁게 달궈진다. 이렇게 달궈진 더운 공기는 가벼워지면서 상층으로 올라가지만 고기압에 눌려 갇히게 된다.

기상학자들은 열돔 현상의 원리를 압력밥솥에 빗대기도 한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뜨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려고 할 때 돔 역할을 하는 고기압층이 그걸 강하게 눌러버리는 형태"라며 "열돔 현상이 일어나면 지면이 지글지글 끓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열돔 현상은 '블로킹 현상'을 만나 장기화된다. 블로킹은 대류권 상층과 하층에 형성된 고기압이 계속 유지되며 대기 흐름이 정체되는 현상을 뜻하는 기상학 용어다.

문제는 온난화로 블로킹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 열 교환이 이뤄지며 급속도로 뒤섞이고 공기 흐름도 빨라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라 극지방 기온이 상승하면서 고위도인 극지방과 저위도 지역의 기온차가 줄고 있다. 공기 순환이 상대적으로 덜 이뤄지며 공기 흐름도 느려지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말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음달 1일부터는 한 주 내내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전문가들은 장마 이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열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기홍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는 "열돔 현상에 의한 강한 폭염은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면서 장마 전선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열돔 현상은 더 장기화될 전망이다. 미국 유타주립대 연구팀은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기후변화로 지구 대기의 흐름이 느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때문에 폭염이 20% 더 느리게 이동하고, 67%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폭염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엄청날 것이며 수년에 걸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는 없어지지 않고 배출되는 족족 누적된다"며 "계속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추세이기에 미래에는 극한기후 발생이 늘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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