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적 99.9% 일치…20년 전 영월 피살사건 피의자 영장

경찰. 게티이미지뱅크

20년 전 이른바 ‘영월 영농조합 피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춘천지검 영월지청은 살인 혐의로 ㄱ(59·사건 당시 40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ㄱ씨는 2004년 8월9일 오후 6시께 강원도 영월군 한 사무실에서 영농조합 소속 ㄴ(당시 41살)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ㄴ씨는 머리와 얼굴을 둔기 등으로 얻어맞은 것으로 보였고, 목과 배는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흔적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사무실을 출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면식범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이 사건은 강원지역 대표 장기 미제 강력사건으로 남았다.

영구 미제로 남을 뻔 했던 이 사건은 강원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신설된 이후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다시 활기를 띠었다. 2020년 6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당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력 용의자 ㄱ씨의 족적이 99.9% 일치한다는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그해 11월 ㄱ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ㄱ씨는 범행 현장은 가본 적도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족적이 일치한다’는 증거 외에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추가 압수수색과 감정 등 3년 여의 보강수사를 벌인 끝에 ㄱ씨가 사건의 범인이라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 기일에 출석해 피의자의 범죄혐의와 증거관계 및 구속의 필요성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ㄱ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춘천지법 영월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