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 곽선영 “두 번의 사고 넘은 카체이싱 연기, 나를 찾는 여정이었어요”[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4. 6. 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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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연기한 배우 곽선영. 사진 자이언엔터테인먼트



배우 곽선영과는 지난 2021년 JTBC 드라마 ‘구경이’를 마치고 만난 적이 있었다. 그는 당시 강력팀 형사 출신으로 보험회사 팀장을 맡은 나제희를 연기했는데, 극 후반 컨테이너에 갇히고 바다에 빠지는 듯 액션의 맛을 봤다.

그래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당시 “액션연기”를 꼽았다. 그리고 2년 정도 만에 그는 소원을 이뤘다. 같은 형사 역이지만 자동차 액션의 중심에 있는 인물 ENA 드라마 ‘크래시’의 민소희. 배우의 소원은 간절하면 이렇게 이뤄지기도 한다.

“‘구경이’ 당시에 몸을 혹사하는 장면도 있었지만, 아마 그 작품을 찍으면서 ‘누아르’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하게 됐죠. 재미가 있었어요. 민소희가 범인 검거에 뛰어난 역할이니까 액션을 피할 수 없었는데, 크게 어렵거나 다치지도 않았고 재미를 느꼈어요.”

ENA 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연기한 배우 곽선영. 사진 자이언엔터테인먼트



그는 극 중 배경이 되는 남강경찰서의 교통범죄수사팀(TCI) 민소희 경위를 연기했다. 말보다는 몸이 먼저 나가고, 의협심이 강하지만 공감 능력이나 눈물도 많은 열혈 형사다. 그는 교통조사계 출신으로, 범인을 왜 잡냐는 일부 동료들의 비아냥에도 TCI를 국가수사본부 산하로 격상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촬영 전에 운동을 꾸준히 한 편은 아녔어요. ‘내 몸이 될까’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막상 하니까 되더라고요. 정말 오랜만에 앞구르기, 뒤구르기도 해보고 낙법도 배웠어요. 2개월 넘게 하니까 체력도 생기고, 안 쓰던 근육이 생겼죠. 이런 노력 때문인지 촬영 때는 힘들지 않았어요.”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뿐 아니라 곽선영에게는 ‘자동차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도 있었다. 그는 극 초반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도로 위에서 급하게 차를 꺾는 ‘드리프트’ 연기를 실제 도전했다. 그런데 사실 그에게는 자동차와 관련한 ‘안 좋은’ 몇 가지 추억이 있었다.

ENA 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연기한 배우 곽선영 출연 장면. 사진 ENA



“운전하면서 실제 ‘크래시’에도 나왔던 보복운전을 당해본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지방에서 이동하다가 오중추돌 사고에도 한 번 휘말린 적이 있었어요. 제가 운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고의 여파로 운전을 안 했었죠. 하지만 민소희 역은 운전을 안 할 수는 없으니 다시 면허를 갱신해서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1회에 등장하는 ‘카체이싱’ 장면에서 후진으로 달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미세한 핸들조정에도 차가 급하게 꺾여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있었다. 무술감독과 함께 탔는데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가 찌그러질 정도로 사고가 났고, 그 차를 계속 타야 하는 설정이라 촬영장에 폐를 끼쳤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이후부터는 어려운 자동차 액션은 대역분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정말 안전띠가 중요하고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하지만 두렵지는 않아요. 기회가 온다면 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한 운전의 쾌감이 있더라고요.”

ENA 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연기한 배우 곽선영 출연 장면. 사진 ENA



MBTI로 모두 내향형인 ‘I’를 가리켰던 허성태, 이민기, 문희, 이호철 등 동료 배우들 때문에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하지만 뭉근하고 은근한 ‘I’ 성향 특유의 성격으로 깊이 속내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자연스럽게 ‘시즌 2’의 이야기는 나오고 있으며 단체 메신저 방에서도 “시즌 2 촬영 언제 들어갑니까”하면서 의욕을 내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모두 다 강렬한 열망이 있어요. ‘모범택시’로 시즌제를 만드신 박준우 감독님이 작품이잖아요. 마지막회를 보면서 한 장면 한 장면이 끝나는 게 아쉬웠고, 이 모두가 한마음이었기에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 이제 국가수사본부 산하로 격상됐는데 그랬더라도 소박한 환경은 변하지 않는 TCI였으면 해요.”

늘 작품에서 올곧고 똑바르고 반듯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다. 그래서 유독 형사 역할도 많았다. 하지만 ‘구경이’ 이후에는 다방 종업원(무빙), 연예인 매니저(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의 역할도 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들어오는 작품은 감사해서라도 다하고 있다”고 웃었다.

ENA 드라마 ‘크래시’에서 민소희 역을 연기한 배우 곽선영. 사진 자이언엔터테인먼트



“이번에도 제안을 주셔서 tvN 여행 예능 ‘텐트 밖은 유럽’ 다섯 번째 시즌에 라미란, 이주빈, 이세영씨와 함께 하게 됐어요. 사실 이렇게 긴 시간 해외에 나간 경험이 없었거든요. 자연 속에서 저 곽선영이 어떤 생각을 하고 뭘 바라볼지 궁금한 점은 있어요. 마흔이 넘도록 제가 누구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못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아가 볼 생각입니다.”

그가 연기하는 이유 역시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다. 때로는 딱딱하게, 때로는 거칠지만 실제 곽선영은 굉장히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다. 그렇게 계속 자신의 쓰임새를 찾고 고민하는 일. 뮤지컬 데뷔 후 벌써 18년 차가 넘었지만, 여전히 그가 모두의 인정을 받는 원동력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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