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동여의도, 서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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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공원을 경계로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여의도와 증권사가 밀집해 있는 동여의도가 나뉜다.
최근 서여의도와 동여의도에선 소득세법과 상법을 둘러싸고 관심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서여의도에서 뚜렷한 의견 표명을 안 하니 동여의도는 혼자서 김칫국만 마시고 있다.
동여의도에선 '이사는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는 조항을 상법에 넣도록 국회가 나서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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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공원을 경계로 국회의사당이 있는 서여의도와 증권사가 밀집해 있는 동여의도가 나뉜다. 같은 행정구역으로 작은 공원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지만 두 지역 차이는 크다. 동여의도의 관심사는 투자와 돈이다. 서여의도의 관심은 선거와 국회의원에 집중돼 있다. 고도제한으로 인한 건물 높이, 식당 물가 등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서여의도와 동여의도에선 소득세법과 상법을 둘러싸고 관심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내년 시행되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두고 소득세법 개정을 통한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증권가에선 높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속세법과 상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거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회에서는 여기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를 찾아보기 힘들다. 몇몇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긴 했지만 아직 여당과 야당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 개인투자자가 1400만명이라고 하지만 이들이 지역구에서 선거 결과를 좌우할 영향력은 약하다고 본 듯하다.
서여의도에서 뚜렷한 의견 표명을 안 하니 동여의도는 혼자서 김칫국만 마시고 있다. 동여의도에선 '이사는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의 이익에 충실해야 한다'는 조항을 상법에 넣도록 국회가 나서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서여의도의 일부 국회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다수가 소극적이다. 금투세에 대해서도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를 똑같은 세율로 과세하면 국내 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야당은 감세에 부정적이다. 표를 의식해 대놓고 반대를 하진 않고 국회가 계속 결정을 미루면 결국은 현상 유지만 남는다. 금투세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작되고, 법 개정을 기대한 투자자들은 결국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 동여의도의 기대에 대한 답을 준비할 시간이 서여의도엔 많이 남지 않았다. 완전히 부응하는 답을 내놓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목소리를 듣고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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