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정 경쟁 통한 무탄소 전력 확대

2024. 6. 25. 17: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이 지난 5월 말 발표됐다.

그러나 실무안에서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에 최초로 제안된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이다.

그래서 이번 전기본에서 제안한 것이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이다.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은 정부의 세밀한 시장설계를 거쳐 2025년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을 개설할 것을 권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전기본) 실무안이 지난 5월 말 발표됐다. 90여 명의 전문가들이 수십 차례의 논의를 거쳐 정부에 제안한 것이다. 실무안 발표 후 언론과 전력산업 관련 단체들은 각자의 시각에서 한쪽 면만 보는 게 아닌가 싶다. 재생에너지만 보는 이들은 현재 대비 3배 규모로 제안된 재생에너지 물량도 작다고 하고, 원전만 보는 이들은 대형원전 3기는 예견되는 전기요금 상승을 막아줄 경제성을 망각한 규모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실무안에서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에 최초로 제안된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이다.

11차 전기본 실무안에 담긴 재생에너지 양은 작지 않다. 현재 9% 수준인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2038년에 30%에 이르려면 매년 평균 6.6GW가 추가 설치돼야 한다. 지난 실적을 보면 최근은 3GW 수준이고 최대로 보급된 2020년도 5GW를 넘지 못했다. 도전적인 전망이지만 이격거리 제한 완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면 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런데 재생에너지의 증가가 국민 부담으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 재생에너지의 전력시장 가격은 화력과는 견줄만 하나 원전과는 경쟁이 안 된다.

우리나라 원전의 경제성은 탁월하다. 우리나라 말고 원전을 전원계획의 선택지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나라는 흔치 않다. 그러나 전력수급 계획을 세울 때 원전에 부족한 것은 적기 건설능력이다. 이번 실무안에서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에 따라 온실가스 400만t을 추가로 줄여야 했다. 1GW급 원전 하나면 해결할 수 있는 양이다. 원전이 6년 만에 건설될 수 있다면 선택 가능하다. 원전은 용지 확보부터 완공까지 건설기간을 13~14년 잡는다. 이래서는 전기본에 넣고 싶어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제도개선, 기술혁신, 수용성 향상 등을 통해 적기 건설능력을 높여야 기회가 있다. SMR은 10년 내에 지을 수 있다지만 경제성도 보여줘야 한다.

전기본의 핵심은 필요한 전기를 조화롭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에너지원은 각각의 강점과 약점이 있다. 한쪽만 보고 평가한다면 조화로운 에너지믹스를 만들 수 없다. 더구나 지난 몇 년간 원전과 재생을 사이에 두고 정치사회적으로 너무나 소모적인 대립이 이어졌다. 이 갈등 속에 수소발전, 탄소포집발전 등은 더 커갈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이번 전기본에서 제안한 것이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이다.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은 무탄소 발전이 가능하다면 어떤 기술, 어떤 공급자가 되었건 공정한 기회를 주고 경쟁을 통해 기술개발을 촉진하며 시장 원칙에 의해 선택될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이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의 약점을 보완하고, 원전은 적기공급능력의 문제를 해결하며, 수소와 탄소포집 발전은 가격경쟁력을 갖춰서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해서 경쟁하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재생 및 원전과 수소발전을 창의적으로 결합해 입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11차 전기본 실무안은 정부의 세밀한 시장설계를 거쳐 2025년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을 개설할 것을 권고했다.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이 해소되고 생산적인 시장경쟁으로 나아가 12차 전기본은 무탄소 전원 입찰시장이 더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