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칼럼] 국민소득 8만달러 국가의 비결

김명수 기자(mskim@mk.co.kr) 2024. 6. 25. 17: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지난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만달러를 넘는다.

그 결과 미국은 1997년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고, 2001년 일본을 따라잡는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연도를 개편한 국민소득 통계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뜯어보면 한국의 1인당 명목GDP(3만4808달러)는 2022년부터 일본(3만4004달러)을 추월했다.

그래야 우리도 미국처럼 디지털 서비스 산업에 힘입어 1인당 소득 5만달러를 넘어 8만달러를 넘볼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3년전 日 소득 추월한 美
그 주역은 디지털 플랫폼
승자독식 비난 따르지만
소득 8만불 일군 일등공신
韓도 수출역군으로 키우면
달성하지 못할 꿈 아니다

미국의 지난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만달러를 넘는다. 일본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늘 일본을 앞서온 건 아니다. 1987년부터 일본에 추월당한 적도 있다. 2001년에서야 일본을 다시 따라잡는다.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인터넷 등장으로 세계가 지식기반 경제로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에선 산업의 대혁신, 즉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은 1997년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고, 2001년 일본을 따라잡는다. 이후 격차가 더 벌어져 일본은 이제 미국의 소득수준을 넘볼 수 없는 지경이 됐고, 한국에도 추월을 허용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연도를 개편한 국민소득 통계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뜯어보면 한국의 1인당 명목GDP(3만4808달러)는 2022년부터 일본(3만4004달러)을 추월했다. 일본의 1인당 소득은 향후 수년간 한국을 추월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런 격차를 만든 주인공은 디지털 경제와 4차 산업혁명에서 영향력을 키운 기업이다. 구글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처럼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들이다. 애플이나 엔비디아도 겉보기엔 제조업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체 운영체제나 인공지능(AI) 개발 소프트웨어를 갖춘 플랫폼기업이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디지털 기반 서비스 수출은 626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의 전 산업 연간 수출액과 비슷하다.

미국의 디지털 기반 서비스 수입은 3700억달러로 무려 2559억달러(약 355조원) 흑자를 낸다. 순수한 디지털서비스 수지는 302억달러(약 42조원) 흑자다.

반면 일본의 부진은 허약한 디지털 경쟁력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의 디지털 서비스 수출은 3조7000억엔이고 수입은 9조2000억엔 규모다. 5조5000억엔(약 48조원) 규모 적자를 낸다. 미국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나 플랫폼 광고에 거액의 엔화를 지출한 탓이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 디지털서비스 산업은 1990년대 약진한다. 벤처창업 열기와 맞물려 네이버나 카카오, 게임업체인 넥슨이나 엔씨소프트가 창업한다. 네이버는 요즘 웹툰으로 해외 수출에도 나선다. 디지털트윈 기술 수출이란 야심 찬 구상도 갖고 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정보통신(ICT) 서비스 수출액은 149억달러, 수입은 112억달러다. 37억달러(약 4조원) 흑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한국은행 국제수지를 재분류한 결과다. 하지만 이 통계에는 우리 기업들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틱톡 같은 해외 디지털 플랫폼에 내는 광고비는 없다. 이를 포함한다면 적자였을 것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의 수출기업화가 필요한 이유다. 그래야 우리도 미국처럼 디지털 서비스 산업에 힘입어 1인당 소득 5만달러를 넘어 8만달러를 넘볼 수 있다. 우리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도 치열한 혁신경쟁을 거치면서 이제 승리한 회사만 남았다. '승자독식'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시야를 세계로 넓혀 보면 우리 플랫폼 기업들은 '승자'도 아니고 '독식'할 능력도 없어 보인다. 중국의 알·테·쉬가 들어오자 국내 유통업체들이 단숨에 휘청거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과거 정부는 제조업체들이 세계적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지원해줬다. 지금 정부는 어떤가. 규제와 제재로 플랫폼 업체들의 혁신과 수출기업화를 방해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 AI 대전환 시대에 막대한 투자금, 고급 인재와 첨단기술이 절실하다.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는가. 그것도 우리 정부가.

[김명수 논설실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