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당하자 재산 18억 빼돌린 50대 남성 재판행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25일 불구속 기소
아내가 이혼소송 제기하자 재산 분할 예상해
친인척에게 토지·건물 매매대금 이체해 은닉
檢 "가족의 의무 저버리는 범죄에 엄정 대응"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아내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재산 분할을 예상하고 약 18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빼돌린 5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이승훈)은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50대 남성 A씨를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25일 불구속 기소했다.

A씨의 범행을 도운 형제·자매 등 친인척 6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결혼 24년째인 지난 2018년 2월 아내 B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약 20억에 달하는 본인 명의 건물과 예금이 분할될 것으로 예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이혼소송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9년 6월부터 12월까지 본인 명의 은행 계좌를 해지한 후 약 1억8000만원을 자신의 누나와 동생, 매형 등 4명에게 이체해 빼돌렸다.

같은 해 12월엔 본인이 가지고 있던 1억4000만원 상당 토지·건물을 지인에게 대물변제 명목으로 허위 양도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듬해인 2020년 12월엔 시가 5억원 상당의 본인 소유 빌라를 매도한 후 그 매매대금 중 1억9000만원을 처남에게 이체해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A씨는 재산 8억원을 분할하라는 1심 판결이 선고된 후, 항소심 판결을 기다리는 중인 2021년 11월에도 시가 10억원에 달하는 본인 소유 토지·건물에 형제 등의 명의로 합계 14억원가량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허위 채무를 부담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파악됐다.

그 때문에 아내 B씨는 2022년 2월 재산분할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당시 어떠한 금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B씨는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재산분할이나 양육비 미지급 등 가족으로서의 법적 의무와 도의를 저버리는 범죄에 대하여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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