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23명 중 18명이 외국인…아리셀 대표 형사 입건[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지난 24일 오전 발생한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 아리셀 화재의 사망자는 총 23명으로 이 중 18명이 중국·라오스 국적으로 확인됐다. 전날 찾지 못했던 실종자는 이날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불은 22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8시48분 꺼졌다. 하지만 사망자 전원에 대한 신원 확인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리셀 관계자들은 이날 형사 입건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숨진 노동자의 국적은 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한국인 중에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사람이 1명 포함돼 있다.
숨진 노동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모두 한국인으로 최초 사망자인 김모씨(52)와 소사체로 수습된 A씨(40대) 등 3명이다. 경찰은 숨진 23명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20명에 대한 부검에 들어갔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는 동시에 신원확인 작업에 필요한 DNA를 채취할 계획이다.
일부 노동자의 경우 본국 영사를 통해 현지 가족의 DNA를 채취해 전달받아 대조해야 하는 상황이라 신원이 모두 파악되는 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130여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편성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박순관 아리셀 대표를 포함한 공장 관계자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하고 전원 출국금지 조치했다. 박 대표에게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소방당국·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토안전연구원·고용노동부·산업안전관리공단 등 관계기관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1차 합동감식을 실시했다.
사고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에서는 지난 주말에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리셀 측은 이날 현장 브리핑을 통해 “지난 22일 오후 공장 2동 1층에서 불이 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화재는 현장 노동자가 배터리에 전해액을 주입하는 공정을 하던 중 배터리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발생했다. 작업자가 이상 현상을 파악하고 배터리를 별도 공간에 비치한 후 노동자들에 의해 자체 진화됐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소방당국에 따로 통보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상을 감지할 징후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리셀 관계자는 “지난 22일 화재 원인과 규모는 모두 어제 화재와는 다른 경우”라고 해명했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해 너무 안타까운 마음으로 유족에게 깊은 애도와 사죄 말씀을 드린다” 말했다.
한편 화성시는 사고 발생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현재 시청에 피해통합지원센터를 운영 중으로, 유가족과 협의해 분향소 4곳을 설치해 운영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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