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일하는 유통·관광 노동자들 “일요일 휴일 보장하라”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 주최 ‘유통 서비스노동자 주말 휴식권 보장’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서비스연맹 제공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되면서 주말 휴식권 후퇴를 비판하는 유통업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노동자들에게 보편적으로 일요일 휴일을 보장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 주최 토론회에서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는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휴일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 근무가 다수인 서비스업종뿐만 아니라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주말 휴식권을 보장하자는 취지에서다.

앞서 서비스연맹은 유통·관광레저업에서 일하는 조합원 2721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주말 근무가 많을수록 가정 내 불화를 겪는 등 일·생활 양립 불만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근무가 5번 이상일 때는 “직장생활과 가족(개인)생활이 충돌해 갈등이 있다” 응답은 42.7%, 4번 이하일 때 응답은 31.2%였다.

구체적인 개정안으로는 근로기준법 제55조 휴일 규정에서 ‘주휴일을 특정하도록 강제하고 특정하지 않을 경우 일요일로 간주’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현행법은 1주 1회 이상 유급휴일(주휴일) 보장만 규정하고 있다. 이에 주말에 일하는 노동자들은 보통 스케줄 근무라, 휴일이 불규칙한 상황이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사업 특성상 일요일 영업이 필수인 경우에도 ‘월 1회 이상을 포함한 연 16회 이상 토요일과 일요일 연속된 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일요일 영업 필수업종의 경우에도 토·일요일 온전한 주말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발의로 다음달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단지 주말에 쉬지 못하는 게 아니라, 생체리듬, 정신적 우울 등 건강권 문제, 나아가 사회적 연결을 취약하게 해 총체적 ‘역량감소’ 상태로 만든다”며 “사실상 생존권으로서, 사회적 재생산의 필수적인 조건으로서 휴식권에 접근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변화된 고용형태와 다질적인 노동시간의 구조 속에 법정 노동시간의 단축 외에 ‘충분한 휴식’을 중심으로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