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소음없는 100년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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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LH에 취임한 후 줄곧 염두에 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장수명 주택 확대와 아파트 층간소음 해소이다.
장수명 주택과 함께 필자가 집중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이다.
LH는 보다 기준을 높여 2025년부터 LH에서 설계하는 모든 주택의 층간소음을 '벽시계 소리' 수준인 37㏈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바닥 두께를 21㎝에서 25㎝로 늘리고 완충재 보강 기술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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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LH에 취임한 후 줄곧 염두에 두는 두 가지 목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장수명 주택 확대와 아파트 층간소음 해소이다. 하나는 일평생 도시 정책을 연구해온 학자로서, 다른 하나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보통 사람으로서의 바람을 담고 있다.
3기 신도시 건설과 1기 신도시 재정비 논의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장수명 주택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1기 신도시의 재건축과 3기 신도시 입주가 거의 같은 시기에 이뤄지면, 또다시 30년이 흐른 후에는 1기 신도시 40만호와 3기 신도시 24만호가 한꺼번에 노후주택이 되기 때문이다. 광교, 동탄 등 2기 신도시까지 10~15년 차에 접어들고 있음을 고려하면, 30~40년 후에는 자그마치 약 70만호가 재건축 부담 아래 놓인다. 이러한 사태를 막는 방법은 '30년' 족쇄 안에 갇혀 있는 주택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와 달리 뉴욕에서는 100년 된 아파트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중을 기둥과 보가 받치는 '라멘구조'를 주로 적용하여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배관설비를 교체하면서 내구연한까지 사용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벽으로 하중을 지탱하는 '벽식구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벽식구조는 공사비가 저렴하고 구조가 단순하지만, 평면을 유연하게 바꾸거나 배관설비만을 교체하기가 어려워 재건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장의 경제성은 나을지 몰라도 우리 후손들이 물려받아야 할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100년 장수명 주택으로 짓는 것이 후손을 위해 훨씬 나은 선택이다.
장수명 주택과 함께 필자가 집중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이다. 지난해 정부는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기준을 50~58㏈에서 49㏈로 낮춰 '망치질 소리보다 약간 낮은 소음'에서 '금속 접시가 떨어지며 내는 소음'으로 기준을 강화했다. LH는 보다 기준을 높여 2025년부터 LH에서 설계하는 모든 주택의 층간소음을 '벽시계 소리' 수준인 37㏈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바닥 두께를 21㎝에서 25㎝로 늘리고 완충재 보강 기술을 모색하고 있다.
100년 가는 층간소음 없는 집을 짓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본과 기술이다. 가변성 있는 주택구조로 바꾸면서 바닥 두께까지 늘리면 세대 수가 줄고 호당 건축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에 원가 상승분이 국민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LH는 신도시의 가처분율과 용적률을 높여 호당 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축과 토목, 도시설계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 기술자격을 가진 기술사 496명을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소음 없는 100년 주택을 실현하기 위해 국내외 노하우를 결집하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라 주택 공급 속도전에 변곡점이 생기면서 '원가'보다는 '품질' 중심의 집을 지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3대가 대대로 살면서 집 안 구석구석 얽힌 추억을 풀어낼 수 있는 집, "뛰지 마라" 아이들을 꾸짖지 않아도 되는 집, 건설강국으로의 도약은 거창한 슬로건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 꿈꾸는 집' 안에 있다.
[이한준 LH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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