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에 쫓기는 넷플릭스, 설경구•김희애 업고 '돌풍' 일으킬까 ('돌풍' 제작발표회)

김도형 기자 2024. 6.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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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희애, 설경구 / 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도형 기자] "감독에게도 처음 이야기하는 건데, (작품을) 세 번 봤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모니터링을 부끄러워 하는 김희애가 3번 봤다고 하니 '웰메이드'의 향기가 솔솔 풍긴다. 명품 배우에 품격 있는 작가와 콘텐츠 제작사까지 힘을 합쳐 대단한 작품을 만들었다. 티빙에 쫓기는 넷플릭스가 설경구, 김희애를 업고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25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희애, 설경구, 박경수 작가, 김용완 감독 자리했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시리즈이다.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 '펀치'까지 이른바 '권력 3부작'으로 호평을 받은 박 작가가 7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박 작가는 기획 의도를 두고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됐다. 이미 날려버린 과거가 현실을 지배하는 등 미래의 씨앗은 보이지 않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을 믿지 않지만, 지금 이 답답한 현실에서는 나 자신도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현실에선 불가능하니까 오히려 드라마 속에서라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 초인이 꿈이 답답한 숨 막히는 세상을 쓸어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어떤 토대를 만드는 드라마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설경구, 김희애는 영화 '더 문', '보통의 가족'에 이어 '돌풍'까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됐다. 최근 출연한 작품에 연달아 나오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나란히 1967년생으로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토타임에서는 '포스터 속 강렬한 대립각'을 연출해달라는 이야기에 서로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으로 관계를 엿볼 수 있었다.

설경구는 "30년을 못 만나다가 세 번 연달아 만나는 것은 큰 인연이다. 이런 경우도 없을 것이다. 40년 되신 대선배라 감히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분은 아니다. 늘 감사하면서 촬영했다"라고 고백했다. 연출을 맡은 김 감독 역시 "두 분의 팬인데 연기하는 걸 보면 무서웠다. 대본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신기하고, 시청자들이 어떤 전율을 느낄까 하는 부분에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라고 전했다.

'돌풍' / 송일섭 기자(andlyu@mydaily.co.kr)

넷플릭스는 지난 2022년 공개된 '더 글로리' 이후 화제성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은 작품을 쉽게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그나마 올해 공개된 '더 에이트 쇼(The 8 Show)'가 넷플릭스 TV SHOWS 비영어 부문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체감으로 느껴지는 화제성은 약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수치도 위기를 말해준다. 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에 따르면 올해 1월 넷플릭스는 일간 사용자 수(DAU)가 306.9만 명에 달했지만, 지난 20일 기준 226.6만 명을 기록했다. -20% 이상의 수치를 보인다. 반면 토종 OTT 플랫폼 티빙은 프로야구 모바일 중계권 확보와 함께 상반기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가 터지면서 157.2만 명에서 195만 명까지 상승세를 타며 넷플릭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콘텐츠의 다양성은 확보했다는 평가지만 결국 수치로 보여줘야 한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와야 오리지널 콘텐츠의 연속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넷플릭스에게는 하반기의 시작점인 '돌풍'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름만 들어도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는 설경구, 김희애 여기에 7년 만에 복귀하는 '스타 작가' 박경수까지 전진 배치한 이유이기도 하다.

제작진들이 체감할 만큼 예고편 공개 이후 대중의 기대감도 올라온 상태다. 김희애 역시 '돌풍'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내가 출연한 작품을 두 번을 못 본다. 감독에게도 처음 이야기하는 건데, (작품을) 세 번 봤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면서 "나도 참 아이러니한 게 작품을 위해서 대사를 얼마나 외웠겠느냐. 그럼에도 한 번 볼 때랑 두 번 볼 때랑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어떻게 출연한 배우가 (작품이) 늘 새롭게 느껴질까' 싶을 정도였다"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하나의 문학 작품을 보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N차 관람을 당부했다.

판은 제대로 깔렸다. '돌풍'이 하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거듭날지, 오는 28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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