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외환 서비스 경쟁 시즌2 열리나…카카오뱅크 ‘달러박스’ 출시
해외여행 혜택 중심으로 불 붙은 은행권의 외환 서비스 경쟁이 송금·투자·결제 등 국내에서의 생활 속 외화 수요까지 겨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5일 수수료 없이 달러를 충전하고 다시 원화로 꺼내갈 수 있는 모바일 지갑 서비스 ‘달러박스’를 출시했다. 최근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참전한 ‘트래블 카드’ 경쟁에 뒤늦게 뛰어드는 모양새인데, 카카오뱅크는 해외여행뿐 아니라 일상에서의 달러 수요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달러박스의 환전 수수료 면제는 출시 이후 1년간 일단 지원되며, 최대 충전 한도는 1만달러다. 달러박스로 충전한 달러는 제휴 업체인 트래블월렛 카드로 해외에서 수수료 없이 결제·출금할 수 있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와 이후 쏟아져 나온 신한·국민·우리카드의 여행 특화 카드들이 일제히 자랑하는 ‘환전·출금 수수료 면제’ 기능이 그대로 담긴 셈이다.
달러박스가 기존 외환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카카오톡과 연계한 ‘달러 선물’ 기능이다. 카카오톡 친구에게 하루 최대 500달러, 한 달 최대 5000달러까지 선물할 수 있는 이 기능은 달러박스 이용자 간의 달러 송금을 수수료 없이 지원한다. 또한 달러박스 이용자는 신한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에서도 수도권 5개 ATM에서 수수료 없이 달러를 출금할 수도 있다. 해외여행이 끝난 후에도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달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넓힌 것이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오너(S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달러를 원화처럼 친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출금, 쇼핑, 해외 주식 등 여러 제휴사들과 함께 서비스 외연을 넓혀가는 것이 목표”라면서 “트래블월렛과의 제휴를 시작으로 커머스, 유통, 증권사, 일반 금융회사 등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달러 기반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행 이후 일상에 주목한 외환 서비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카드는 지난 달부터 트래블로그 회원끼리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만 알고 있으면 외화를 무료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케이뱅크도 기존에 운영하던 해외 송금 서비스 ‘머니그램’ 이용국가에 지난달부터 중국·필리핀·몽골을 추가하며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해외 송금 시 환율·수수료 우대율을 기존 30%에서 50%까지 높인 ‘쏠(SOL) 글로벌 통장’을 출시한다.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 해외 유학생 가족 등을 겨냥한 상품으로 가입자에게 12개월 상해보험 무상가입 등의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 주식 투자와 연계된 환전 시장의 경쟁도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오보현 SO는 간담회에서 “미국 주식과 제휴하면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금 계약된 증권사가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제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박스는 이른바 ‘환테크(환율 변동을 이용한 재테크)’ 입문자들을 위해 환율 시세와 손익 정보를 직관적으로 살필 수 있는 ‘내 평균 환율과 한눈에 비교’ 등 기능도 제공한다.
더불어 지난해 2월 외환제도 개편으로 조만간 증권사의 일반 환전(투자 목적이 아닌 여행, 유학, 수출입 용도의 환전) 서비스도 허용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외환 서비스 경쟁은 점차 다각화될 전망이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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