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늑장 원 구성한 여야, 시작부터 정쟁만 할 텐가

연합뉴스 2024. 6. 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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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파행을 겪던 22대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됐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고, 그동안 보이콧한 국회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거대 야당의 입법 속도전에 여당이 '원내 투쟁'으로 맞서는 형국이 벌어질 조짐이라 이번 국회 운영도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하루빨리 말 그대로의 정치를 복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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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위원 불참한 '전세사기 대책' 청문회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여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2024.6.25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그동안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파행을 겪던 22대 국회가 어렵사리 정상화됐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고, 그동안 보이콧한 국회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늑장 원 구성이 이뤄지는 만큼 국회가 더욱 속도감 있게 민생 해결에 나서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크다. 하지만 거대 야당의 입법 속도전에 여당이 '원내 투쟁'으로 맞서는 형국이 벌어질 조짐이라 이번 국회 운영도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국회 의사일정에 복귀한 후 25일 처음 열린 법제사법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토교통위 등 3개 상임위에서는 여야 간 타협의 여지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국민들은 상임위 '일방 퇴장'이라는 익숙한 장면만 지켜봐야 했다. 법제사법위는 전체회의를 열자마자 상임위 진행 문제를 두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고,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은여당의 반대 속에 야당 주도로 표결 처리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법안2소위로 이들 법안을 넘겨 논의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앞서 이들 법안의 6월 임시국회 처리를 공언해온 민주당은 지난 18일 소관 상임위인 과방위에서 법안심사 소위를 건너뛰고 법안들을 단독 의결했다.

국토교통위에선 이날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책과 관련한 입법 청문회를 열었으나 여당이 불참하며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는 파행을 겪었다. 청문회 일정을 여야가 협의해 다시 정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에 민주당은 청문회를 연기할 명분이 없다며 거부했다. 결국 논란 끝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회의실을 떠났다.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MBC와 소송중인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상임위 배정 회피를 주장하는 야당과 이에 반발하는 여당이 설전을 벌이다가 '회의 편파진행' 등을 주장하며 여당 의원들이 한때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22대 국회도 시작부터 '입법 독주와 거부권 대결'의 악순환이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여야가 말로는 국민과 민생을 외치면서도 실제로 또다시 소모적인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신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은 새롭게 구성된 국회는 이전과는 달리 양보와 타협을 통해 일하는 국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러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는 정치의 기능이 상실된 지 오래다. 수개월째 계속되는 의정 갈등 해결에도 정치권이 지금껏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할 민생 과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22대 국회는 개원 후 한 달 가까이 허송세월했다.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진 여당도, 국회 운영을 주도할 거대 야당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국회는 하루빨리 말 그대로의 정치를 복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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