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토막 리뷰] 잠깐이지만 희망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테일즈샵의 '산타는 교복을 입을 수 밖에 없어' 입니다. [편집자 주]
우선 기자는 테일즈샵의 게임은 2014년 출시한 '방구석에 인어아가씨'를 즐겨본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기본적인 감상은 '취향이 맞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였고, 이는 거꾸로 이야기 하면 '취향이 맞지 않으면 재미없는 게임'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호불호가 꽤나 갈리는 게임이라는 이유인데, 이유는 일단 잔잔한 스토리에 액션이 없어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졸릴 수밖에 없고, 시나리오 작가인 지나가던개의 약간 오글거리는 글이 취향에 맞는 다면 즐겁겠지만, 아니라면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어서다.
안좋은 듯이 평가했지만, 사실 기자는 매우 재미있게 즐겼고, 열광적인 팬들도 적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구글플레이 2위에까지 오른 바 있다. 이후 한정판 드라마 CD가 품절 논란을 겪기도 했고, 스위치에도 출시했다.
그렇다면 테일즈샵의 작품이 과연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바로 이걸 테스트 할 수 있는 게임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산타는 교복을 입을 수 밖에 없어'다.
우선 이 게임은 게임이라기 애매하다. 일단 선택지가 없는 직진 진행이어서 게이머가 게임할 수 있는 여지가 아예 없다. 일단 시작하면 할 수 있는 것은 스페이스바를 누르며 대사를 읽는 것뿐이다.
게임 시간도 짧다. 천천히 읽어도 전체 시간은 약 20분, 빠르게 읽으면 10분이면 엔딩까지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테일즈샵이 스팀에 진출하기 위한 테스트를 위해 올렸다는 뒷 배경이 있다. 원래 후속편도 있었다고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후속작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진행도 단순하다. 오로지 배경은 주인공의 집 안과 눈이 오는 실외 두 군데 뿐이다. 그냥 단편 소설 하나 읽는 다는 기분으로 읽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소위 '찍먹' 해보기 좋다. 게임이 짧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스팀과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배포 중이다.
내용은 단순하다. 어느날 눈을 뜨니 귀여운 교복을 입은 소녀가 있고, 그 소녀가 자신을 산타라고 주장한다. 주인공에게 희망을 빌려주었다고 갚으라고 한다. 희망을 돌려받지 못하면 자신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게임 중 시간은 24일. 산타가 사라지기 전 2일 동안 벌어지는 일이 게임의 전부다.
짧다고 했지만 게임은 성우진도 투입돼 있고, 내용도 재미있어 그리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 참고로 원작은 2009년에 UC노벨에서 무료로 공개됐던 라이트노벨 작가 Zad의 글이다. 원작은 시리즈물로 뒷이야기가 더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원작이 실렸던 UC노벨 사이트가 문을 닫으면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일단 이 게임이 재미있었다면 테일즈샵의 다른 작품들도 조금씩 접해볼 만 하다. 모바일용으로 3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중인 '미래의 여친님이 나에게 인사를 건네왔다'부터 평가가 좋았던 비교적 최근 게임인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당신을 기다리는 여우 花'와 '기적의 분식집', '썸썸 편의점' 등도 추천할 만하다.
다만 지난해 출시한 '랜덤채팅의 그녀'는 호불호 요소가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을 권한다. 히로인이 미성년자임에도 욕설이 꽤나 많이 나오는데다, 시나리오 관련 등 논란이 있어서다.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꽤 많은 부분이 수정됐으며, 지금도 추가 시나리오가 제작 중이므로 평가가 반전됐으므로 취향에 맞는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기적의 분식집, 썸썸편의점은 산타는 교복을 입을 수 밖에 없어와 같은 작가인 Zad가 스토리를 담당했으므로 산타는 교복을 입을 수 밖에 없어가 재미있었다면 발전한 작가의 필력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미연시(미소녀 연예 시뮬레이션) 장르를 선호하거나, 반대로 저항감이 있는 유저에게도 이 게임은 추천한다. 처음에는 저항감이 조금 있더라도 혹시 자신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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