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이틀 전 “불났다” 말했는데…아내 잃은 남편 “그때 119 불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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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의 리튬일차전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가운데, 해당 공장에선 참사 이틀 전에도 화재가 발생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유족은 '회사가 화재 당시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고 불을 껐다'고 밝혔는데, 회사의 안일한 대응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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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의 리튬일차전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가운데, 해당 공장에선 참사 이틀 전에도 화재가 발생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유족은 ‘회사가 화재 당시 소방서에 신고하지 않고 불을 껐다’고 밝혔는데, 회사의 안일한 대응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사 당시에도 일부 직원은 소화기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불을 끄려했고 ‘열폭주’로 불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으며, 고용노동부도 해당 공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필 예정이다.
전날 화재로 숨진 이아무개씨(36)씨의 남편 박아무개(36)씨는 25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이틀 전인) 토요일에도 해당 공장에서 화재가 났었다. 화재 경보가 2번이나 울렸다”고 말했다. 박씨는 당시 화재 경보에도 공장 노동자들의 대피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첫번째 경보가 울렸는데 관리원들이 나오지 않으니까 괜찮다고 해서 다들 작업을 했고, 두번째 경보가 울릴 때도 관리원들이 안 나와서 남자 정직원이 나가보니 불이 나 있었다고 했다. 뻥뻥 소리가 났다고 했다”며 “그 화재는 119소방도 부르지 않고 본인(직원)들이 껐다고 했다. 일부러 안부르고 본인(직원)이 해결한 거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남편 박씨는 22일 아내 이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줬는데, 아내 이씨는 ‘퇴근 안했냐’(下班没)는 질문에 이어 ‘우리 여기 방금 화재가 발생했다. 우리회사.’(我们这里刚才发生了火灾. 我们会社)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이씨는 ‘괜찮아졌다. 제 때 껐다’(没事了. 及时灭了)는 문자를 보냈다. 유족의 말을 종합하면, 회사가 안전지침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다 24일 참사를 키웠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지난 3월 용역업체를 통해 화재가 난 공장으로 출근해 조립·포장 일을 하던 아내는 두번째 화재로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박씨는 “활발하고 씩씩하고 빠릿빠릿한 사람이었다. 그 회사 자체가 손이 느린 사람은 일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배터리 화재는 언제든 날 수 있다. 신입직원이 들어오면 안전교육을 해야하고 비상 사태 때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가르쳐줘야 하는데, 모르니까 안에서 다 죽은 것 아니냐”며 “회사가 안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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