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전지 영세업체, 경기도에만 3500곳”…안전관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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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산면의 리튬 일차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차전지에 대한 사고 대응 매뉴얼과 화재안전기준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차전지도 불이 나면 연쇄 폭발을 일으켜 대규모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관련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차전지 제조업체 상당수가 소기업이다보니, 안전기준 강화를 규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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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산면의 리튬 일차전지 제조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차전지에 대한 사고 대응 매뉴얼과 화재안전기준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차전지도 불이 나면 연쇄 폭발을 일으켜 대규모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관련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튬은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된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할 때는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취급기준 등을 지켜야 하지만, 일반화학물질은 그렇지 않다. 리튬이 일반화학물질로 분류된 것은 불에 넣거나 고의로 분해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불이 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참사에서 볼 수 있듯, 리튬도 불이 붙을 수 있다. 불이 난 건물 내부 폐회로티브이(CCTV)를 보면, 배터리 더미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꽃이 튀더니 15초 만에 작업실 전체가 연기로 가득 찼다. 현재 전자담배, 소형 가전제품에 쓰이는 리튬 배터리만 안전관리 대상으로 한정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허술한 소방 규정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방법에는 ‘금속화재’가 화재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아 전용 소화기를 개발할 기준조차 없는 상황이다. 금속화재는 리튬 등 금속이 외부 요인을 받아 연소하는 화재를 말한다. 금속이 탈 때 물과 닿으면 수소 가스가 발생해 폭발할 가능성도 있어 전용 소화약제를 넣은 소화기가 필요하지만, 표준소화기나 설치 의무 규정이 없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일차전지 제조업체가 영세하다는 점도 관리의 한계로 거론된다. 이준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리셀 같은 영세업체가 경기도에만 35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세업체들이 리튬을 취급하다 보니, 관련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규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일차전지 제조업체 상당수가 소기업이다보니, 안전기준 강화를 규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차전지 업체의 현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기기 등에 리튬 배터리가 광범위하게 쓰이는 데다 관련 화재가 끊이지 않는 만큼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의평 전 한국화재조사학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화성 참사와 같은 금속화재는 발생 건수는 많지 않지만 물이나 분말 소화약제로 진화할 수 없어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소방기본법의 특수가연물에 해당하지 않는 금속화재 우려 물질의 화재 예방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험물안전관리법의 ‘지정수량’(위험물 제조·저장시설 등의 설치 허가에서 최저 기준이 되는 수량) 기준도 일본 등에 견줘 턱없이 낮다”며 “리튬의 경우 일본의 지정수량은 10㎏이지만, 한국은 일본의 5배인 50㎏이다.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25일 국내 대표 리튬 일차전지 회사인 비트로쎌의 당진사업장을 찾아 안전 점검을 벌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소방청과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리튬 일차전지 사업장을 찾아 안전 점검을 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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